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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ㆍ박수근ㆍ이상범… 예술로 보는 20세기 초 한국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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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노ㆍ박수근ㆍ이상범… 예술로 보는 20세기 초 한국의 풍경

입력
2015.02.0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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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 컬렉션展 그림ㆍ조각 등 전시

향토적인 인물과 풍경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남긴 이응노의 '가게'(연도 미상, 왼쪽)와 1960년대 재래시장 풍경을 생생하게 표현한 독일 출신 미국인 화가 윌리 세일러의 '흥정'. 가나인사아트 제공
향토적인 인물과 풍경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남긴 이응노의 '가게'(연도 미상, 왼쪽)와 1960년대 재래시장 풍경을 생생하게 표현한 독일 출신 미국인 화가 윌리 세일러의 '흥정'. 가나인사아트 제공

고암(顧庵) 이응노(1904~1989) 화백이 1930~50년대 서울 도심 풍경과 남대문시장 뒷골목 등 근현대 풍경을 담은 미공개 드로잉 400여점이 선보인다. 거친 필치의 박수근 드로잉 33점도 오랜만에 전시된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가나인사아트에서 열리고 있는 ‘가나아트 컬렉션’ 전은 ‘고암 이응노 미공개 드로잉전 1930~1950s’을 비롯해 ‘박수근 드로잉전’, ‘한국근대조각전’, ‘근대한국화 4인전’, ‘외국인이 본 근대풍물화전’, ‘해외작가전: 기억과 체험’ 등 여러 전시를 펼쳐 놓는다. ‘해외작가전’을 제외한 나머지 전시는 근대 한국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다. 20세기 초 서구 양식을 수용하면서도 한국적 전통을 잃지 않고 다양한 변화를 시도한 우리 미술계의 노력도 개관할 수 있다.

동양화의 전통 위에 현대적 감각을 덧입힌 이응노 미공개 드로잉은 해방을 전후한 시기와 50대의 나이에 프랑스 유학 길에 오르기 전까지 제작한 것으로 다양한 기법 실험을 통해 동양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작가의 궤적을 엿볼 수 있다. 새하얀 평면에 쓴 먹 선의 형태와 여백이 멋스럽다.

박수근 드로잉 역시 시장 사람들, 빨래터의 아낙네들, 아이를 업은 여인 등 평범한 소시민과 한국인의 생활상을 단순한 형태와 선, 투박하고 거친 질감과 모노톤의 색채로 화폭에 담아낸 것이 대부분이다. 전시 작품들은 1982년 서울미술관에서 처음 전시한 후 30여 년 만에 공개되는 것들로 동화책의 삽화나 우화를 표현한 듯한 동물 드로잉, 수렵도와 민화에서 모티프를 따온 작품 등이 있다.

‘근대한국화 4인전’은 근대 화단을 대표하는 청전 이상범(1897~1972)과 소정 변관식(1899~1976), 이당 김은호(1892~1979), 의제 허백련(1891~1977)의 작품을, ‘한국근대조각전’은 테라코타 특유의 투박한 손맛이 우러나는 권진규(1922~1973)의 작업을 비롯해 소녀와 젊은 여인의 전신 또는 반신 나체상을 제작한 김경승(1915~1992), 인물상의 김세중(1928~1986), 대리석으로 연인을 주제로 한 김정숙(1916~1991), 인간의 역사적 시간을 담은 송영수(1930~1970), 브론즈나 스테인리스 스틸 등으로 작업하는 문신(1923~1995)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서양문물이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이전인 20세기 초 한국의 풍물을 판화로 담은 ‘외국인이 본 근대 풍물화전’에는 엘리자베스 키스, 폴 자쿨레, 릴리안 메이 밀러, 윌리 세일러, 버타 럼, 요시다 히로시 등 여섯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는데 젖가슴을 드러낸 채 장사하는 고단한 아낙들의 모습 등 당시 외국인의 눈에 비친 근대 한국의 모습 이채롭다. 관람료 성인 6,000원. 3월 1일까지. (02)3217-0233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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