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티모어 폭동 신속한 대응 호평
한국계 부인(유미 호건)을 둔 덕분에 스스로 ‘한국 사위’라고 자랑하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볼티모어 폭동 사태에 대해 현장을 중시하는 과단성 있는 대응으로 잘 수습하고 있어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할 태세다.
워싱턴포스트는 30일 ‘호건 지사, 전국적 조명을 받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볼티모어 폭동 직후부터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는 호건 지사를 높게 평가했다. 이 신문은 폭동사태는 정치 신인이나 다름없는 호건 지사의 정치 생명에 치명상을 가할 수 있었지만, 순발력 있는 현장 중시 대응으로 오히려 미 전역에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당파가 다른 스테파니 롤링-블레이크(민주당) 볼티모어 시장에게 책임을 미루지 않고, 호건(공화당) 지사가 주도(州都) 애나폴리스 집무실을 사실상 볼티모어로 옮긴 것에 주목했다. 신문에 따르면 호건 지사는 폭동 발생 다음날인 28일 아침 대부분 참모들과 함께 볼티모어 사무실로 출근했다. 또 폭동 발생현장에서 흑인 주민들의 민심을 들은 뒤 북서쪽 30㎞ 떨어진 레이스터타운의 상황실로 달려가 대책을 마련하는 일을 이날 하루에도 서너 차례 반복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9일 새벽 2시에 애나폴리스 관저로 귀가했던 호건 지사는 다시 아침 일찍 볼티모어 시내에 모습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현장 민심에 귀 기울이는 호건 지사의 행보는 지난해 11월 주지사 선거에서 경쟁자에게 표를 몰아줬던 볼티모어 시민들의 호응을 얻는 데도 성공했다. 캐서린 푸(민주ㆍ볼티모어) 메릴랜드 주 상원의원은 “주지사가 폭동이 발생한 바로 그 거리에서 주민과 나란히 걸으며 진솔하게 대화한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성향의 더그 도넬 정치 컨설턴트도 “호건 지사가 전국적으로 강렬하고 좋은 첫인상을 줄 기회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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