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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의장 친정체제 강화… M&A 공세 나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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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의장 친정체제 강화… M&A 공세 나설 듯

입력
2015.08.1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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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훈 내정자 IT 투자자로 명성

김 의장이 직접 나서 영입해 키워

다음카카오가 10일 벤처투자 전문가인 임지훈(35)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한 것은 앞으로 다음카카오의 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업계 전문가들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이 적극적 기업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확대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의 유전자를 심다

이는 임 대표의 이력을 보면 여실히 알 수 있다. 그는 카이스트를 졸업한 뒤 네이버에서 경험을 쌓았고 벤처투자의 산실인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장래성 있는 업체를 발굴해 투자를 결정하는 수석심사역을 맡았다. 이때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의 눈에 띄었고 케이큐브벤처스 설립 때 초대 대표로 영입됐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소프트뱅크 심사역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그만큼 임 대표가 성장 가능성 있는 기업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기에 30대 초반에 수백억대 펀드를 굴리는 케이큐브 벤처스 대표를 맡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다음카카오 및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 의장은 매주 임 대표를 만나 다음카카오의 향후 사업 방향을 장시간 논의했다. 그만큼 임 대표에 대한 김 의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는 김 의장의 숨은 오른팔 같은 존재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김 의장이 임 대표를 선택한 것은 요즘 젊은이들의 흐름에 맞는 사업을 속도감 있게 펼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30대 투자전문가인 임 대표가 적격이라는 판단이다. 배인식 국민대 교수는 “다음카카오가 젊은 소비자 트렌드를 파악해 빠르게 사업을 펼치려면 오히려 30대 CEO가 나을 수 있다”며 “임 대표를 통해 시장 순발력을 얻고, 조직 안정감은 김 의장이 보완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다음카카오의 이 같은 행보는 넥슨과 네이버를 닮았다. 투자전문가를 통한 시장 확대는 넥슨의 김정주 회장이 규모를 키울 때 사용한 방법이다. 여기에 네이버는 시장 친화적 방법을 통해 국내 1위 포털로 성장했다. 배 교수는 “과거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라이코스를 인수하고 다이렉트보험 등으로 무거운 사업에 매달릴 때 네이버는 한게임, 지식인 등 젊은 사업으로 시장을 이끌었다”며 “이제 다음카카오가 과거 네이버 방식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성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즉 넥슨처럼 M&A를 통해 합종연횡으로 사업을 키우고 네이버 방식으로 빠르게 시장 친화적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다.

모바일 사업 성장과 화학적 결합이 과제

물론 난제는 남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다음과 카카오의 화학적 결합이다. 양 사가 합친 이후 조직 과 사업 중복으로 안팎에 끊임없이 잡음이 흘러 나왔다. 최세훈 이석우 공동 대표가 물러나는 배경에 이런 부분도 한 몫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임 대표 이후 다음카카오 내부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 영입은 스타트업의 역동적 유전자를 다음카카오에 심겠다는 뜻“이라며 “그만큼 조직과 인력부분에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임 대표는 모바일 분야에서 다음카카오의 확실한 성장성을 끌어 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기존 이 대표는 대외분야에 주력했고, 최 대표는 포털 시절 CEO인 만큼 성장의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그렇다 보니 김 의장이 다음카카오에서 카카오택시 등 일련의 사업들을 진행하며 벌인 M&A를 회의적으로 봤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카카오 내부에서도 신사업을 진행하며 벌인 M&A와 제휴 사업 일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 올 상반기 국세청 세무조사 등으로 불편한 상황이 만들어진 점도 9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기존 공동 대표체제를 바꾸게 된 요인 중 하나다. 특히 카카오 시절부터 김 의장과 오랜 시간 함께 해 온 대외 담당인 이 공동대표가 자리를 떠난 것이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험 많은 이 공동대표가 새 대표를 보좌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가능성이 낮다.

다음카카오의 급진적 행보에 시장도 기대를 나타냈다. 이날 다음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2.72% 뛴 13만5,8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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