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공' 제창 무산 등에
일부 시민들 "돌아가라" 격렬 항의
10여분 몸싸움 후 행사장서 철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7일 5·18 민주화운동 전야제에 참석했다가 일부 시민들의 물세례와 거친 항의를 받고 행사장에서 철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주최 측이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및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문제를 감안해 김 대표에게 정중하게 불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김 대표가 불상사를 자초했다는 비판과 함께 일부 시민들의 과도한 대응이 문제였다는 지적으로 논란이 번지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전야제 참석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로부터 참석하지 말라는 항의를 받았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20분쯤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민주광장에서 열린 35주년 5·18 전야제에 참석했다. 김 대표가 경찰의 호위 속에 행사장에 도착한 때부터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 폐기 및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을 주장하는 일부 시민들은 욕설까지 퍼부으며 격렬히 항의했다. 김 대표가 민주광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 자리를 차지한 이후에는 일부 시민이 김 대표와 새누리당 당직자들을 향해 500㎖들이 생수병에 든 물을 뿌리기도 했다. 김 대표는 전야제가 시작되기 직전 새누리당 관계자들과 함께 자리를 떴지만 일부 격앙된 시민들이 김 대표가 탄 승용차를 가로 막는 바람에 10여분간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김 대표는 행사장을 빠져 나온 뒤 “끝까지 자리를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 5ㆍ18 유가족께 다시 한번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표와 동행한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의 참석에 항의하는 일부 단체와 지지자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바람에 행사가 지체되고 몸싸움 와중에서 불상사가 생길 위험마저 커져 불가피하게 행사장을 나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부 새누리당 당직자들은 “참석하지 말라는 주최 측의 공식 통보도 없었다”며 “시민들의 대응이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18일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리는 5·18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광주를 찾은 김 대표는 보수당 대표로 전야제에 처음 참석하려 했다.
이에 대해 5ㆍ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김 대표의 전야제 참석을 우려하는 의사를 사전에 전달했으며 이날 불상사는 김 대표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참사광주시민대책회와 5ㆍ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전날 “김 대표가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과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정부시행령 폐기에 대한 해결책 없이 5ㆍ18 전야제에 참석할 경우 생길 불상사에 대한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명심하고 참석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5ㆍ18 관련 3개 단체는 진보연대 측 인사들이 주축이 된 5ㆍ18행사위와 달리 김 대표의 전야제 참석을 환영하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5월 단체 회원들은 이날 행사장에서 김 대표를 향한 물리력 행사를 적극적으로 말리기도 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도 이날 행사에 참석해 전야제 행사를 끝까지 지켜봤지만 행사장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산발적 항의를 받았다. 일부 시민들은 광주공원에서 금남로까지 이어진 ‘민주대행진’ 행렬과 함께 행사장에 도착한 문 대표를 향해 “책임져라”, “올 자격 없다. 가라”고 외치며 거칠게 항의했다.
광주=안경호기자 khan@hk.co.krㆍ전혼잎기자 hoi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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