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가 19일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여야 원내대표들과의 회동은 있었지만 당 대표들과의 회동은 처음이다. 참석자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외에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대선 후 새로 선출된 당 대표들이어서 상견례 의미도 더해졌다. 이런 자리에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만 “들러리 서기 싫다”는 이유로 불참한 것은 유감스런 일이다.
이날 회동은 문 대통령이 최근 정상외교 성과를 설명하고 국정운영에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최근 현안들에 대한 야당 대표들의 의견 개진이 많았다고 한다. 새 정부의 고위직 인선 문제, 탈원전, 추경, 남북관계, 한미FTA 재협상 논란, 최저임금 문제 등 최근 여야간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쟁점들이 망라됐다. 야당 대표들은 각 당의 입장을 충분히 이야기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경청한 뒤 성의 있게 답변했다고 한다. 바른정당 이 대표는 “잘잘못을 따지고 공격하는 분위기라기보다는 건설적 제안을 하고 대통령은 수용적 자세로 경청하고 설명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국민의당 박 비대위원장도 “의미 있는 회동이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역대 정부에서 청와대 영수회담이 끝난 뒤 만나지 않음만 못했다는 뒷말이 나왔던 것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이런 기조를 잘 살려가면 그 동안 말만 무성하고 진척이 없었던 협치의 불씨를 살려나가는 것도 기대할 만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5당 체제와 여소야대 상황에서 정국운영에 어려움이 아주 많다”고 토로하고 “정부부터 더 열심히 소통하고 노력하겠지만 야당도 협력할 것은 협력해주면 좋겠다”면서 추경 처리 등에 대한 협력을 호소했다고 한다.
이날 회동이 국회에서 진통을 겪고 있는 추경안과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에 돌파구를 열고 여야간 소통과 협치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회동 한번으로 주요 쟁점들에 대한 여야간 의견차가 해소될 리는 만무하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해 나가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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