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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왜 ‘밸런타인데이’인가?

입력
2016.02.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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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월 14일은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기 위해 초콜릿을 선물하는 밸런타인데이이다. 이 날은 고대 로마의 그리스도교 성인인 발렌티누스(영어로는 밸런타인)를 기리는 축일인데, 3세기 무렵 고대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가 징집된 병사들이 출병 직전에 결혼을 하면 다른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군대의 기강이 문란해질 것을 염려해 결혼을 금지시켰는데, 이를 안타깝게 여긴 발렌티누스 사제가 몰래 혼인성사를 집전했다가 순교한 날을 기린 것이라는 설이 전해진다. 그런데 ‘Valentine’s Day’의 외래어 표기가 왜 ‘발렌타인데이’가 아니라 ‘밸런타인데이’일까? 아직도 많은 언중들은 이 날을 ‘발렌타인데이’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고 ‘밸런타인데이’가 바른 외래어 표기이다. ‘Valentine’s Day’는 영어이기 때문에 영어 발음을 따라 외래어 표기를 해야 하는데, ‘Valentine’의 영어 발음은 [v?l?ntain]이다. ‘외래어 표기법’ 제2장 표 1에 따르면 [æ]는 ‘애’로, [?]는 ‘어’로 적어야 하므로 ‘Valentine’을 ‘밸런타인’으로 적게 된 것이다. 이와 비슷한 예로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Abraham Lincoln’의 외래어 표기는 ‘아브라함 링컨’이 아닌 ‘에이브러햄 링컨’인데, ‘Abraham’의 영어 발음이 [eibr?hæ?m]이기 때문이다. ‘상표 사용료’라는 의미의 ‘royalty’도 영어 발음이 [roi?lti]이기 때문에 ‘로얄티’가 아닌 ‘로열티’로 표기해야 한다. 축제를 뜻하는 ‘festival’ 역시 영어 발음이 [fest?v?l]이므로 ‘페스티발’이 아닌 ‘페스티벌’로 표기한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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