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세력 선동에 무대응 방침
음주 등 무질서 즉각 제재키로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반발하는 경북 성주군 주민들이 21일 상경해 외부세력을 배제한 평화시위를 벌인다. 지난 15일 황교안 국무총리가 물병과 계란 세례를 받은 주민설명회 후 외부세력 개입 의혹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의 본뜻을 제대로 전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일 사드성주배치철회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에 따르면 주민 2,000여명은 21일 오전 버스 50여대에 나눠 타고 오후 2시쯤 서울역에 도착, 사드배치 철회시위를 벌인다. 이날 시위에서 주민들은 직접 제작한 ‘파란 나비’ 리본을 왼쪽 가슴에 달고 질서와 평화 시위를 한다.
투쟁위 관계자는 “성주문학회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나비리본은 평화가 성주에서 한반도와 세계로 나비효과처럼 전파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며 “성주 주민 1,318명이 참여하는 모바일메신저 단체대화방 ‘1318방’에서 파란색으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빨강이나 검정 색깔은 자칫 투쟁과 자극적인 인상을 줄 수 있어 파란색으로 채택했다는 게 투쟁위측 설명이다.
투쟁위는 이날 시위에서 외부단체의 자극 및 선동이 있더라도 무대응으로 일관키로 했다. 또 성주 주민이라도 음주나 대열 이탈 등 무질서한 행동을 보일 경우는 즉각 제재키로 했다. 투쟁위는 이날 성주를 출발하기 앞서 평화시위 행동지침을 설명키로 했다. 또 질서 유지를 위해 성주지역 태권도장 관장과 해병전우회원 200명을 행사장 주변에 배치한다.
이날 시위에서는 김항곤 성주군수와 배재만 군의회의장이 삭발한다. 또 2,000여 명이 동시에 10여 분 동안 마이크를 내려놓고 마음으로 호소하는 침묵시위도 벌인다.
투쟁위 내부에서는 “사드가 성주 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의 이슈인데,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속칭 외부 사람들과 단체들이 다양하게 참여하는 것이 무슨 문제냐”는 소수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집회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외부세력은 배제키로 했다.
투쟁위는 21일 집회 후에도 성주군청에서 매일 저녁 평화 촛불집회를 계속하기로 했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상경 시위에서는 함부로 대열을 이탈하거나 소란을 피우는 행위, 음주 등은 절대 안된다”며 “사드배치 찬성 단체의 도발에 대응하면 본질은 흐려지고 ‘폭도’란 소리만 듣게 된다”고 말했다.
성주=최홍국기자 hkchoi@hankookilbo.com 배유미기자 yu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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