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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초 상하이사범대 위안부 자료관… 하루 서너명만 들러

입력
2015.01.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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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역사 사라져" 쑤주량 교수 20년간 증거자료 모아

중국 상하이사범대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자료관 내부 모습.
중국 상하이사범대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자료관 내부 모습.

“절대 돈 몇 푼 때문에 아픈 과거를 꺼내 든 것이 아닙니다. 일본 제국주의에 희생당한 모두를 위해 용기를 냈습니다.”

중국 상하이사범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자료관에 전시된 한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편지는 이렇게 호소하고 있었다. 편지 수신인은 자료관을 세운 쑤주량(?智良) 상하이사범대 교수. 쑤 교수는 음지에 숨어 있던 중국 내 위안부 피해자들을 100명 넘게 직접 만나 증언을 채록한 역사학자다. 그가 불모지에 가까웠던 중국 내 위안부 문제에 관해 20년 가량 천착해 일군 결과물이 상하이사범대 위안부 자료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난달 16일 자료관을 찾았을 때 입구 정면에선 ‘前事不忘后事之師(잊지 않은 역사만이 미래의 스승이다)’라고 쓰인 빨간색 깃발이 가장 먼저 방문객을 반겼다. 벽을 따라 늘어선 안내판에는 일본군 앞에서 발가벗겨진 채 고개 숙이고 있는 여성, 저고리를 풀어헤친 채 가슴을 만지는 일본군에게 무기력하게 몸을 내맡긴 여성 등 처참한 피해자들의 사진이 전시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일본군이 위안소에서 사용했던 피임기구와 성병 예방약, 위안소를 구획한 일본군 지도 등도 유리관에 담겨 함께 전시돼 당시의 끔찍한 상황을 짐작하게 했다.

중국 내 최초로 건립된 위안부 자료관이지만 기자가 이곳을 둘러보는 두 시간 동안 관람객뿐 아니라 근처를 지나는 학생들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자료관의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쑤 교수의 대학원생 제자 쩡다씨는 “자료관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개관하는데 하루 평균 약 서너 명의 관람객이 찾는다”며 “그조차도 우한을 관광하다가 우연히 알게 돼 지나가다 들르는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로 자료관 입구 한 켠에 마련된 방명록의 마지막 장은 일주일 전 자료관을 방문한 일본 단체관광객들이 남긴 사죄의 문장이 채우고 있었다.

쑤주량 상하이사범대학 교수
쑤주량 상하이사범대학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쑤 교수는 관람객 발길도 뜸하고 수익도 내기 어려운 이 자료관을 세운 이유에 대해 “자료와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100년, 500년 뒤 역사는 잊혀지고 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쑤 교수에 따르면 중국 내 20만 명에 달했던 위안부 피해자는 현재 23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쑤 교수가 피해자들의 증언을 모으는 과정은 결코 순탄한 일이 아니었다. “철저한 유교 문화가 작용했던 중국 사회에서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자신의 과거는 가려야 할 치부였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어렵사리 현지를 찾아 다니며 탐문한 끝에 우한, 창사, 상하이 등지에 흩어져 있는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과 각종 역사 자료를 모을 수 있었다. 쑤 교수는 아시아 최초 위안소가 상하이의 ‘다이싸룽’이었다는 사실도 처음 밝혀냈다.

쑤 교수는 위안부 문제 해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는 일본 정부가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도의적, 법적으로 사죄할 때까지 해결됐다고 볼 수 없다”며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각종 증거 자료를 계속 수집해 자료관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사범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자료관은 오는 11월쯤 자료관을 한층 넓은 공간으로 옮겨 더 많은 관람객을 맞이 할 계획이다. 상하이=글ㆍ사진 김민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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