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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진잼’ ‘욜로’… 방탄소년단의 '청춘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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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진잼’ ‘욜로’… 방탄소년단의 '청춘 화두'

입력
2017.09.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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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왼쪽부터)와 슈가, 진, 정국, 랩몬스터, 지민, 제이홉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새 앨범 '러브 유어 셀프 승(承) 허(Her)'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최지이 인턴기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뷔(왼쪽부터)와 슈가, 진, 정국, 랩몬스터, 지민, 제이홉이 18일 오후 서울 중구 한 호텔에서 열린 새 앨범 '러브 유어 셀프 승(承) 허(Her)'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가지고 있다. 최지이 인턴기자

“내가 벌어 내가 사치.”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18일 공개한 신곡 ‘고민보다 고(Go)’에서 ‘탕진잼’(소소한 낭비로 느끼는 재미)에 빠진 청춘을 노래한다.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기도 어렵고 미래도 불투명한 요즘 젊은이들은 볼펜이나 립스틱 등 비싸지 않은 물건을 마음껏 사 모으며 소비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작은 소비로 불황 속 갑갑한 현실을 탈출하려는 몸부림이다.

더 나아가 방탄소년단은 “욜로(YOLO)”를 외치며 ‘탕진잼’에 빠진 청춘들에게 진한 연대를 표한다. ‘유 온리 리브 원스’(You Only Live Once), 한 번뿐인 인생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삶의 태도에 대한 지지다.

그 배경엔 짙은 자조가 깔려 있다. 방탄소년단은 “내 일주일은 월화수목 금금금”이라며 ‘사축’(회사의 가축)으로 살 수밖에 없는 노동 현실과 “내 미랜 벌써 저당 잡혔어”라며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일그러진 교육 현장을 일갈한다.

방탄소년단 멤버인 슈가는 18일 오후 서울 소공동 한 호텔에서 연 새 앨범 ‘러브 유어 셀프 승(承) 허(Her)’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왜 젊은이들이 ‘탕진잼’ 같은 단어를 쓰는지 (기성세대가) 잘 모르는 것 같아 그 이유를 우리의 시선으로 해석해 곡에 담았다”고 말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란 말로 무기력에 빠진 젊은이들을 손가락질하는 기성세대를 비판한 ‘쩔어’(2015)와 한 교육부 공무원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을 꼬집은 ‘엠 아이 롱’(Am I Wrongㆍ2016)등 방탄소년단 특유의 사회비판 연작이다. 방탄소년단의 신작 발표는 지난 2월 ‘유 네버 워크 얼론’을 낸 뒤 7개월 만이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을 계기로 ‘너를 사랑하라’를 창작의 화두로 이어간다. 자기애를 근간으로 남을 돌아보며 갈등과 자조로 점철된 위기 사회의 통합을 위한 바람에서다.

음악적 화두는 묵직하지만, 멜로디는 화려하다. 방탄소년단은 경쾌함이 특징인 EDM(전자댄스음악)과 디스코 음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새 앨범 타이틀곡인 ‘DNA’는 팝 멜로디에 가벼운 비트로 듣기에 편하고, 수록곡 ‘파이드 파이퍼’는 펑키 리듬이 부각돼 흥겹다. 어두운 음악을 주로 내세웠던 방탄소년단이 그간 선보이지 않은 음악 스타일이 곳곳에 있다. 팀의 리더인 랩몬스터는 “방탄소년단의 분기점이 될 앨범”이라고 자평했다.

방탄소년단은 중남미에서의 뜨거운 인기를 발판 삼아 K팝 한류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는 지난 8월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음악 50’을 소개하며 방탄소년단을 아시아 가수 중엔 유일하게 선정했다.

방탄소년단은 유명 전자음악 듀오 체인스모커스와 합작한 ‘베스트 오비 미’를 새 앨범에 실었다. 또 다른 수록곡 ‘마이크 드롭’에선 버락 오바바 전 미국 대통령의 ‘마이크 드롭 퍼포먼스’를 패러디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지난해 퇴임을 앞두고 연 기자들과의 만찬에서 “오바마 아웃”이라고 한 뒤 마이크를 떨어뜨리고 자리를 뜬 일로 화제가 된 것에 영감을 받아 곡을 기획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악인과 합작하고 현지 힙합 문화를 녹여 더 깊숙이 미국 시장에 스며들 수 있는 계기”(김상화 음악평론가)가 될 수도 있다.

“어디까지 가능할지 궁금해요.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싸이 선배님처럼 이정표를 세우고 싶어요.”(랩몬스터)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랩 몬스터(오른쪽 세 번째)는 신곡 '바다'를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 속 '희망이 있는 곳에 시련이 있다’는 구절에 감명 받아 작업했다"고 말했다. 최지이 인턴기자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랩 몬스터(오른쪽 세 번째)는 신곡 '바다'를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 속 '희망이 있는 곳에 시련이 있다’는 구절에 감명 받아 작업했다"고 말했다. 최지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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