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 색깔론에 강한 불만 토로
한국당 “현송월만 주목” 계속 공세
청와대는 23일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넘어, 동북아 그리고 세계의 평화를 앞당길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여기에 ‘평양 올림픽’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21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입장문과 전날 문재인 대통령의 수석ㆍ보좌관회의 발언을 통해 국민의 협조를 당부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공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등 일부 보수진영에서 평창 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이라고 규정하며 남남(南南) 갈등을 부추기는 이념공세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에서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했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경기를 참관했지만 그 누구도 ‘평양 아시안게임’이라 부르지 않았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 때 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 북한의 참가가 이념공세의 소재로 활용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한 것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윤 수석과 박 대변인 발표에 문 대통령의 의중이 그대로 녹아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평창은 세 번의 도전 끝에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됐고,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30년 만의 경사”라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성공을 염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계 올림픽을 준비해 온 강원도민, 평창ㆍ강릉 주민, 2만여 자원봉사자, 그리고 선수단의 노고는 특별한 격려와 응원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2011년 여야가 합의 처리한 평창올림픽특별법 중 ‘대회를 통해 남북화해와 한반도 평화 증진에 노력해야 한다’, ‘단일팀 구성 등에 합의가 이뤄지면 행정적ㆍ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우리는 그 때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으며, 국민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날도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등을 고리로 공세를 이어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평창 주민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올림픽 스포트라이트는 현송월과 북한 예술단이 독차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 등에 대해 “평창 올림픽이 아닌 평양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면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광주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과도하게 북한 마케팅하는 것은 맞지만, (홍 대표가) 올림픽까지 색깔론을 끄집어들여 평창 올림픽을 평양 올림픽이라고 한다”고 비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광주=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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