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7을 믿고 사랑해주신 고객 여러분께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삼성전자는 11일 오전 갤럭시 노트7 판매 중단 발표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지난달 2일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무선사업부장)이 배터리 결함에 대해 사과하고 전량 회수ㆍ교체(리콜) 방침을 발표한 지 한 달 여 만에 또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날 오후에는 단종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7 생산 및 판매 중단 결정’이라는 제목의 공시를 통해 “판매 중단에 따라 생산도 중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고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더 이상 갤럭시 노트7 생산을 재개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갤럭시노트7은 휴대폰 역사상 최단 기간인 2개월 만에 단종됐다.
삼성전자 직원들은 이날 혼동 속에 침울한 표정이 역력했다. ‘하드웨어에선 세계 1등’이란 자부심은 큰 상처를 입었다. 그러나 갤럭시노트7 악재에서 하루 속히 탈피, 더 나은 제품으로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내부 목소리도 제기됐다.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실패의 악몽을 털어내기 위해서라도 새 제품에 주력하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벌써부터 갤럭시S8의 조기 출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선 갤럭시S8이 내년 2월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항상 상반기 주력 제품인 갤럭시S 시리즈를 MWC 개막 전날 공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갤럭시노트7 사태가 지나친 속도전에 따른 역풍이었다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또 다시 조기 출시를 강행할 경우 똑 같은 실수가 되풀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일단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한 뒤 갤럭시노트7에서 빛을 보지 못한 혁신 기능들을 갤럭시S8에서 잇고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주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제품 개발과 생산ㆍ품질 관리 전 과정을 총체적으로 개선한 뒤 위기를 타개할 만한 완벽한 후속작을 내놓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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