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양원모 기자

등록 : 2017.12.12 04:40
수정 : 2017.12.12 09:33

SNS 타고 사기 소동까지… 허상의 바람 거센 비트코인

비트코인 플래티넘 사건 논란

등록 : 2017.12.12 04:40
수정 : 2017.12.12 09:33

알트코인 신규 출시 소식에

직장인ㆍ학생 등 투자 가담했지만

공식 트위터에 “돈 벌기 위해…”

고교생이 사기 인정 글 올려 충격

개발팀 “글 쓴 적 없다” 부인 불구

“무분별 투기 방지 계기” 목소리도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광풍이 불어 닥치면서 사기 논란 등을 포함한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특히 가상화폐 거래로 '떼돈'을 벌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직장인과 주부, 심지어 학생들까지 투기 열풍에 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0일 국내 고교생의 사기극이란 주장이 제기된 비트코인 플래티넘이 투자자들의 대표적인 피해 사례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대된 소문을 통해 피해를 입은 사례가 늘고 있다. 직장인 A(41)씨도 SNS 상에서 비트코인 플래티넘의 신규 출시 소식에 적금까지 깨고 투자에 나섰지만 피해를 봤다. 당초 SNS 상에선 12~13일 비트코인 플래티넘이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소식은 이내 비트코인 플래티넘 운영자로 전해진 국내 한 고등학생으로부터 꾸며진 허위 사실이란 소문으로 둔갑했다. 실제 비트코인 플래티넘 공식 트위터엔 한국어로 “(새로 나올 예정이었다고 한) 비트코인 플래티넘은 스캠(사기)이며 돈을 벌려고 그랬다”는 취지의 내용이 올라왔다. 플래티넘은 하드포크(화폐 분리)를 통해 원조 비트코인에서 갈려져 나온 골드와 다이아몬드에 이어 새 비트코인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기대됐던 상품이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충격은 컸다. 이 고교생의 신상 털기에 나선 일부 누리꾼들은 이 고교생과 가족을 협박하는 글까지 올렸다.

A씨가 이 소문을 접했던 10일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에 비해 절반 가까이 폭락하면서 불안감은 더했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플래티넘에 글이 올라온 10일 오후 6시쯤 비트코인 가격은 1,500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불과 하루 전 2,100만 원대까지 치솟았다가 40% 가량 폭락한 것이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허위 주장 이외에도 정부의 규제 방침과도 맞물린 흐름이었지만 A씨의 초조함은 커져만 갔다. A씨는 “인터넷으로 허위 주장을 한 것으로 보이는 고등학생의 학교까지 찾아내서 오늘 아침부터 기다렸지만 만나지 못했다”며 “아무래도 사기극에 말려든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상황이 악화되자 비트코인 플래티넘측은 11일 개발진 명의로 “트위터에 프로젝트나 개인 신상에 관한 글은 한글로 적은 사실이 없다”며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개발진이 개발팀에 합류한 건 사실이나, 일부에 속한다”고 소문을 부인했다.

하지만 비트코인 플래티넘의 이런 해명에도 여론은 심상치 않은 모양새다. 비트코인측에서 개발한 새 상품이 전 세계적으로 공신력을 얻은 원조 비트코인에서 갈라져 나왔음을 증명하고 이를 시장과 전문가의 검증 과정을 거치기 전까지는 구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팽배한 상황이다. 한 누리꾼은 “이번 논란을 통해 비트코인이 얼마나 실체 없는 허상인지 알았다”며 “사람을 낚으려는 미끼였던 셈”이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플래티넘과 같은 이른바 ‘알트(대안)코인’들은 투기성이 강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주식시장과 달리, 가상화폐거래소는 24시간 거래되는 데다, 급등락에 따른 제어장치가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현재 거래소들은 업종 형태가 금융업이 아닌 ‘통신 판매업’으로 규정돼 있다. 예를 들어 2억원을 투자해서 1억원을 손해 봤어도 온전히 투자자 책임이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경우, 급등락 장세에 몰려드는 이용자로 인해 서버가 다운되면서 제때 매도하지 못한 이용자 600여명이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는 “비트코인 플래티넘은 마치 ‘떴다방(이동식 부동산 중개업소)’처럼 원조 비트코인의 투기적 목적만 전달받은 것 같다”면서 “이번 논란이 투자자들의 무분별한 투기 심리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이번 논란이) 비트코인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았을 것”이라며 “플래티넘과 같이 검증되지 않은 가상화폐 시장에 투자할 때는 투자자 스스로가 유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이용자는 현재 100만명 정도로 불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20여개 거래소에서 하루 거래되는 금액은 3조~5조원에 이른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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