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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하다 패닉" 정형돈 근황 들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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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하다 패닉" 정형돈 근황 들어보니

입력
2015.11.12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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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을 발표한 정형돈. JTBC 제공
12일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을 발표한 정형돈. JTBC 제공

12일 방송 활동 전면 중단을 발표한 방송인 정형돈(37)은 수년 전부터 불안장애로 힘들어했다. 지난 11일 KBS2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녹화에선 불안장애로 “이제 더는 방송을 못할 것 같다”는 말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동네 예체능’을 연출하는 유정아 PD는 12일 한국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어제(11일)저녁에 유도 편 녹화를 하다 불안장애로 정형돈이 숨쉬기 힘들어 할 정도로 힘들어했다”며 “녹화 그만하고 집에서 쉬라고 했지만, 패닉이 와 대기실에서 ‘이제 방송을 못할 것 같다’고 걱정하더라”고 말했다.

강호동도 이날 녹화현장에서“애(정형돈)몸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보인다”며 제작진에게 정형돈을 걱정했을 정도다. 결국 정형돈은 이날 오전 ‘무한도전’제작진과 유재석 등 동료 멤버들을 찾아 “방송을 못하겠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무한도전’한 관계자는 “정형돈의 안색이 정말 누가 봐도 안 좋아 보일 정도로 힘들어 보였다”고 안타까워했다.

여러 방송관계자들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불안장애를 앓아온 정형돈은 병원에 다니며 약을 처방 받아 활동을 이어왔다. 한 방송관계자는 “정형돈과 친한 유재석과 강호동 등은 정형돈이 불안장애를 앓고 있다는 걸 알고 걱정해왔다”며 “불안장애가 찾아오는 빈도수가 최근 들어 점점 잦아지고 그 증세도 심해진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형돈은 지난 2013년 방송된 MBC ‘무한도전’의 ‘No스트레스’편에서 심리전문가의 진단으로 출연자 가운데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멤버로 꼽혔다.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자꾸 보이는 데 이는 불안하다는 심리적 표현”이라며 “검사 결과 본인 안에 있는 깊은 부분을 외면하려는 태도가 있는 것 같다”는 게 심리전문가의 진단이었다. 거침없고 당당해 보이는 방송에서의 모습과 달리 정형돈은 지인들 사이 속이 매우 여리고 예민한 친구로 불린다. 정형돈의 한 측근은 “정형돈은 굉장히 낯을 많이 가리고 수줍음도 많이 타며 걱정도 많은 편”이라며 “방송과는 달리 매우 유약해 방송 활동을 때론 힘들어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정형돈은 SBS ‘힐링캠프’에서도 “운 좋게 잘 되다 보니까 내 밑천이 드러날까 봐 미래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불안하다”며 “누가 나를 찌를 듯한 불안감이 있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은 “연예인의 경우 경쟁이 치열한데다 인기에 대한 부담과 밥벌이에 대한 불안함이 커 이런 고민에 대한 강박이 불안장애로 이어진다”며 “정도가 심하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숨도 가쁜 불안발작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충분한 휴식 기간을 갖지 않고 방송 활동을 쉼 없이 이어온 게 증세를 더 악화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정형돈을 옆에서 지켜본 또 다른 방송 관계자도 “정형돈이 그간 많이 힘들어했는데 너무 빡빡하게 방송활동을 해 와 결국 고름이 터진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정형돈에게 오전에 전화를 받았다는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연출하는 성희성 PD도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많이 느꼈다. 그 동안 에너지를 많이 쏟은 것 같다”며 “전화를 하고 난 후에도 휴대전화 문자로 계속 미안하다고 하더라”고 속상해했다.

정형돈은 이날부터 MBC ‘무한도전’을 비롯해 ‘능력자들’, KBS2 ‘우리동네 예체능’,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의 녹화에 참여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 타격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을 연출하는 김태호 PD는 “프로그램 보다 정형돈의 건강이 우선”이라며 “프로그램에 생기는 변화는 엄청 크겠지만, 지금 그걸 두고 고민할 상황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리고 정형돈은 하차가 아니라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정형돈이 간판 MC로 프로그램을 이끌어온 만큼 빈 자리가 커 후임 MC 섭외를 논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형돈의 복귀가 언제가 될지는 미지수다. 정형돈의 소속사인 FNC엔터테인먼트 홍보팀 관계자는 “언제 회복될 지 몰라 복귀 시기를 장담할 수 없다”며 “항간에 은퇴 얘기가 있는데 이는 와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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