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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 77명이 만든 특별한 하모니…'단상 밑 지휘자' 롯데백화점

입력
2024.04.24 12:0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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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 오케스트라, 어린 음악가 육성
무대 기회 적은 클래식, 저변 확대
백화점·마트 내 상담소, 고객 치유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지난해 8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조이스 콘서트에 '키즈 오케스트라'가 오른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지난해 8월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리조이스 콘서트에 '키즈 오케스트라'가 오른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2023년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한 달 동안 롯데백화점과 롯데아울렛 전 점포 스피커에선 안내 방송 대신 특별한 오케스트라 연주곡이 울렸다. '위 위시 유 어 메리크리스마스(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등 캐럴송 세 곡이 손님들의 귀를 붙잡았다. 프로 뺨치는 하모니를 자아낸 이들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학생으로 이뤄진 77명의 '키즈 오케스트라'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키즈 오케스트라를 구성, 어린 음악가 키우기에 나섰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을 계열사로 둔 롯데쇼핑이 2017년부터 여성, 청년, 소외 계층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기 위해 시작한 '리조이스 캠페인'의 하나다.

롯데백화점이 키즈 오케스트라를 만든 건 국내 클래식 음악계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다. 한국은 임윤찬, 양인모 등 국제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를 배출했지만 밑바탕은 단단하지 못하다. 어린 음악가가 바이올린, 첼로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더라도 오케스트라를 통해 국내 무대에 설 기회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런 이유로 학생들이 음악 대회인 콩쿠르 입상에 매달리거나 해외 오케스트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공연에 대한 갈증을 반영하듯 지난해 처음 공고한 키즈 오케스트라 1기 단원 모집에만 1,000여 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1차 영상 심사, 2차 실연 심사를 거쳐 12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지난해 5월 뽑힌 1기 단원은 3개월 뒤인 '리조이스 콘서트'를 목표로 연습을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단순 후원에 그치지 않고 물심양면으로 단원들을 도왔다. 한국예술영재교육원 이성주 원장의 자문을 바탕으로 세션 및 개인별 밀착 지도가 이뤄졌다. 콘서트 전에는 세계적 클라리네스트 안르데아스 오텐잠머,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을 초청해 일일 교육을 진행했다. 키즈 오케스트라가 선사한 콘서트는 1,900석 모두 매진될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티켓 판매금은 모두 '희망친구 기아대책'에 기부했다.



지갑 열려고 찾은 백화점, 마음 연 고객들



롯데백화점 동탄점 내 리조이스 상담소에서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 동탄점 내 리조이스 상담소에서 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키즈 오케스트라를 통해 단원들은 클래식 음악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됐다. 바이올린을 그만두려고 했던 이찬우 단원이 한 예다. 그는 키즈 오케스트라에 합류해 악장까지 맡은 뒤 일반 중학교에서 예술중학교로 전학하는 등 바이올리니스트로 진로를 정했다. 크리스마스 캐럴 녹음은 부산시향 부지휘자를 지낸 이민형 지휘자의 권유로 중학교 1학년인 윤세린 단원이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심리상담소도 롯데쇼핑의 리조이스 캠페인이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롯데쇼핑은 2017년부터 우울증 인식 개선 및 예방을 목표로 롯데백화점 동탄·부산 센텀시티점, 롯데마트 잠실·수지점 등 네 곳에서 리조이스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수원점도 곧 상담소를 열 예정이다.

지갑을 열려고 백화점, 마트를 찾았다가 마음을 여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점포별로 상담 주제는 차이가 난다. 주거 지역인 수지, 동탄점은 자녀 양육, 부부관계 상담 비중이 높은 편이다. 반면 젊은 고객이 주로 방문하는 잠실점에선 20·30대의 대인 관계, 진로 상담이 많다.

상담소는 백화점, 마트와 다소 어울리지 않는 공간이긴 하지만 쇼핑 장소 속에 자리 잡고 있어 고객들은 오히려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진입 문턱이 낮다보니 상담 종료 이후에도 종종 들러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를 전하거나 지인을 소개해주는 고객들이 상당수다.

리조이스 상담소 수지점에서 근무하는 이지나 상담사는 "내담자가 힘들어하는 점의 핵심을 찾고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경험을 할 땐 큰 감동과 기쁨이 있다"며 "또 감정이 괜찮아지지 않은 내담자가 용기를 내고 스스로 잘 살아내려고 애쓰는 과정을 함께 보는 것도 의미 있다"고 말했다.



지구 살리는 리얼스 캠페인, 고객과 플로깅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4월 경기 오산에서 중소 파트너사와 함께 진행한 동반성장 워크숍 단체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4월 경기 오산에서 중소 파트너사와 함께 진행한 동반성장 워크숍 단체사진. 롯데백화점 제공


리조이스 캠페인의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3월 22일 이슬아 작가와 최인아책방의 최인아 대표가 나선 여성 명사 강연을 진행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선 4월 2일까지 여성 작가가 참여하는 '여성: 초월적인 용기, 아름다움' 전시회를 열었다.

롯데쇼핑은 리조이스 캠페인뿐 아니라 환경 보호, 동반 성장 등 다른 사회공헌 활동에도 공을 들인다. 롯데백화점은 2022년 6월 '다시 지구를 새롭게'라는 의미를 담은 'RE:EARTH(리얼스) 캠페인'을 시작했다. 2년 동안 강원도 양양, 제주도 월정리 해변, 서울 명동·성수동 등에서 실시한 플로깅 행사에 고객 1만여 명이 몰렸다. 쓰레기를 주워온 고객에겐 제로웨이스트 굿즈를 지급했다.

롯데백화점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2022년 추석부터 업계 최초로 명절 때마다 선물을 담은 보랭 가방 회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쓰레기로 버려지는 명절 선물 포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보랭 가방을 돌려준 고객에게 5,000원 상당의 포인트 5,000점을 지급하면서 올해 설까지 4만 개 이상을 회수했다. 롯데백화점은 이 보랭 가방을 재사용하거나 크로스 파우치, 보틀백 등 업사이클링(폐기물 재활용) 제품으로 만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4월 300명의 중소 파트너사 직원들과 1박 2일로 '동행 워크숍'을 가지기도 했다. 백화점 측 담당 임원, 팀장 등이 참여해 파트너사 직원들과 소통하고 업무 방식, 비즈니스 매너 등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해 호응을 받았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고객들이 참여하면서 환경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콘텐츠들을 선보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파트너사들과 소통하고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동반성장 프로그램도 계획하고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기업이미지(CI). 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 기업이미지(CI). 롯데쇼핑 제공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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