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서도 독주
이재명 14.9%, 安 8.1%, 孫 5.4%
향후 非文후보들이 협공할 수도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선택한 의견이 가장 많았다. 국회의 탄핵 가결로 조기 대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세간의 평가와 일치했다. 특히 제1 야당인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선 문 전 대표를 꼽은 의견이 59.0%에 달해, 향후 당내 대선후보 경선 룰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는 단순 지지도 조사보다 현실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야권의 대선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26.8%가 문 전 대표를 선택했다. 문 전 대표는 여야 후보를 모두 포함해 조사한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에서도 19.7%로 1위였다. 문 전 대표에 이어 ‘탄핵 정국’에서 지지율이 급상승한 이재명 성남시장이 14.9%,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8.1%로 뒤를 이었다. 무소속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5.4%, 박원순 서울시장 5.2%, 안희정 충남지사 4.8%, 김부겸 민주당 의원 3.2%, 김종인 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 1.2% 순이었다.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선 문 전 대표가 59.0%로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이어 이 시장 17.3%, 박 시장 5.7%, 안 지사 4.9% 순이었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 룰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당원ㆍ국민경선 비율에 대한 문 전 대표와 다른 후보들의 이해가 엇갈리고 있어 향후 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만약 당원 비율을 높게 정할 경우, 당내 대선후보 경선 승리는 문 전 대표에게는 ‘떼어 놓은 당상’인 셈이다. 때문에 경선구도가 이미 문 전 대표에게 기울어져 있는 상황에서 공정한 경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비문(非文)주자들의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 지난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는 100% 국민경선을 실시했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완전 국민경선과 결선투표 정도만 보장된다면 괜찮다”며 ‘문재인 대세론’에 도전장을 던졌다.
국민의당 지지자 사이에선 안 전 대표가 41.0%의 지지를 얻어 1위였다. 당내 이렇다 할 경쟁 후보가 없는 상황임에도 예상보다 저조한 지지율인 셈이다. 이어 이 시장이 11.9%, 손 전 대표가 9.9%를 기록했고, 문 전 대표는 4.8%에 불과했다. 이 시장은 정의당 지지자 사이에서 35.5%의 높은 지지를 얻었고, 무당파에서는 문 전 대표가 18.7%, 이 시장이 14.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문 전 대표에 비해 이 시장이 야당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은 셈이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문 전 대표가 당내 기반에만 기대, 안주한다면 다른 후보들에게 협공을 당할 수 있다”며 “경선 룰과 관련해 파격적인 양보를 하는 논의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 10일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유선 176명, 무선 82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유ㆍ무선 전화 임의걸기(RDD)를 통한 전화면접조사 방법을 썼으며 응답률은 14.4%로 집계됐다. 2016년 11월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 기준을 적용해 지역ㆍ성ㆍ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한국일보 ‘탄핵 가결 이후’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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