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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섭섭한 K리그… 정말 중계만 늘면 되나요?

입력
2015.05.1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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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전북 현대의 이동국(왼쪽)과 성남 FC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프로축구 K리그 전북 현대의 이동국(왼쪽)과 성남 FC 구단주인 이재명 성남시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계를 안 하니까 안 보고, 안 보니까 중계 안 하는 악순환이다.”

이재명(51) 성남시장 겸 성남 FC 구단주는 본보 2월23일자에 보도된 인터뷰(▶ 이재명 성남시장 "축구도 정치다")에서 프로축구중계에 대해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보지 않는 프로 스포츠는 의미가 없으며, 팬들과 많이 접촉할수록 인기도 올라갈 것이라는 뜻입니다. 성남은 실제로 올 시즌 예산을 자체 투자해 주중ㆍ주말 홈경기를 공중파 방송인 OBS와 지역 방송사인 ABN을 통해 모두 중계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기적 같은 FA컵 우승으로 올라선 인기를 붙잡기 위한 구단의 노력입니다.

전북 현대 스트라이커이자 K리그 고참 선수 중 한 명인 이동국(36) 역시 중계의 중요함을 설파하고 나섰습니다. 이동국은 지난 5일 “어린이날 축구 보고 싶은 어린이들은 어떡하라고”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뒤 프로야구 중복중계를 “전파 낭비”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동안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프로축구 중계를 외면해 왔던 방송사의 시장 논리를 에둘러 꼬집은 셈입니다.

지난 5일 이동국 선수는 자신의 SNS에 "어린이날 축구보고 싶은 어린이는 어떡하라고"라며 프로야구에만 집중된 방송국의 중계방송을 꼬집었다. 이동국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 5일 이동국 선수는 자신의 SNS에 "어린이날 축구보고 싶은 어린이는 어떡하라고"라며 프로야구에만 집중된 방송국의 중계방송을 꼬집었다. 이동국 인스타그램 캡처.

유난히 중계에서 푸대접을 받는 프로축구의 사정이 딱한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지상파에서 프로축구를 볼 수 있는 길은 KBS의 월2회 중계가 전부입니다. 매일 ‘틀면 나오는’ 야구 중계에 비하면 턱 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야구팬이 아닌 사람들도 야구 개막한 줄은 알지만 프로축구 소식에는 ‘요즘 축구를 하냐’라는 반문이 따라 나옵니다.

하지만 문제는‘중계 방송이 늘어난다’→ ‘시청자들이 경기장을 찾는다’→ ‘축구팬들이 늘어난다’라는 단순 논리가 모든 것을 약속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프로축구가 과연 프로야구의 인기에 밀리고 있는가도 의문입니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현재 K리그는 프로야구가 아니라 한 밤중에 실시간 중계되는 해외축구라는 ‘명품’과 경쟁하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또 K리그가 제공하는 축구의 질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먹어보라’, ‘입어보라’라고 권한다고 시청자의 재구매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입니다. 1, 2골을 넣고 빗장을 걸어 잠그는 경기, 즉 단순히 이기기만을 위한 경기를 하는 K리그로는 중계가 늘어난다고 해서 과연 흥할 것이냐는 의구심입니다.

중계 방송이 늘어나야 축구 인기가 높아진다, 축구가 재미있어져야 중계 방송이 늘어난다. 결국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말장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프로축구 붐’을 위한 더 나은 방향은 K리그가 재미있어지는 동시에 중계 방송도 많아지는 선순환일 것입니다.

이현주기자 memor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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