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래서 반기문 그 양반은 진짜 나오는 겨, 어쩐다는 겨.”
추석 연휴 기간 충청권의 정치 1번지라 불리는 대전의 민심을 살핀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갑ㆍ5선)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었다.
반 총장에 대한 충청권의 호의적 관심은 이왕이면 충청 출신의 대통령을 한번 만들어 보자는 이른바 ‘충청 대망론’의 밑바닥 정서가 광범위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과반 이상 득표율을 안기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충청의 민심은 빠르게 돌아서고 있었다.
박 의원은 “아무래도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심리에서 막연한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반 총장이 확실하게 대권 도전에 나설지, 또 유엔 총장과 대통령의 역할은 다른 것인데 제대로 자격을 갖췄는지에 대해선 아직 확신이 없다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반 총장에 대해 충청권에서도 기대만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 정부에 대한 충청 민심 이반이 상당한 점도 반 총장 입장에선 부담이다. 박 의원은 “가뜩이나 경제도 어려운데, 북핵에 지진까지 발생하다 보니 불안해서 못 살겠다는 게 핵심이었다”며 “박 대통령에 대해 더 이상의 기대를 접었다, 현재의 새누리당으론 어렵다고 말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권에 대한 분노가 컸지만, 충청 민심은 야권 주자 가운데 누구 하나에 손을 들어주지는 않았다.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해 충청대망론을 이어갈 차세대 정치인이라는 데 공감하면서도 당내 경선 레이스를 완주 또는 통과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품고 되묻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 대해선 “적극적 호감과 적극적 반감이 혼재하는 양상”이었고,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경우 “충청도에서 깊게 뿌리를 내리지 못했다”는 평가가 다수였다고 한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충청ㆍ영호남 ‘정치 1번지’ 지역구 의원들이 전하는 추석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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