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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매일 30㎝ 두께 靑 자료 받아… 개성공단 폐쇄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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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매일 30㎝ 두께 靑 자료 받아… 개성공단 폐쇄 등 논의”

입력
2016.10.25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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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성 부속실장이 밤에 들고 와

2~5명 여러 비선 모임서 논의 뒤

“이건 이렇게, 저건…” 지시하고

장관 인사 문제까지 결정했다

朴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르며

사실상 이래라 저래라 하는 구조

최순실(왼쪽)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가 담긴 영상. 1979년 6월 10일 제1회 새마음제전 당시의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마음봉사단 총재였고, 최씨는 새마음대학생총연합회 회장이었다. 뉴스타파 제공
최순실(왼쪽)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가 담긴 영상. 1979년 6월 10일 제1회 새마음제전 당시의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새마음봉사단 총재였고, 최씨는 새마음대학생총연합회 회장이었다. 뉴스타파 제공

현 정권의 비선실세 최순실(60)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르며 매일 청와대로부터 대통령 보고자료를 전달 받고, 국정에 관여해 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최씨와 가까운 사이를 유지했던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폭로한 것이다.

25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사무총장은 인터뷰에서 “최씨의 사무실 책상 위에는 항상 30㎝ 두께의 ‘대통령 보고자료’가 놓여 있었다. 자료는 주로 청와대 수석들이 대통령한테 보고한 것들로, 거의 매일 밤 청와대의 정호성 제1부속실장이 사무실로 들고 왔다”고 말했다. 정호성 제1부속실장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비서관 중 하나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씨는 모임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이 자료를 던져주고 읽어보게 하고는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며 “최씨의 말을 듣고 우리가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올리면 그게 나중에 토씨 하나 바뀌지 않고 그대로 청와대 문건이 돼 거꾸로 우리한테 전달됐다”고 말했다. 최씨가 청와대 문서를 토대로 국정 전반을 논의하는 ‘비선 모임’을 운영했다는 뜻이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씨는 주로 자신의 논현동 사무실에서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를 만나 대통령의 향후 스케줄이나 국가적 정책 사안을 논의했다”며 “이런 모임을 주제별로 여러 개가 있었는데, 일종의 대통령을 위한 자문회의 성격이었다”고 설명했다. 비선 모임 참석자에 대해서는 “적을 때는 2명, 많을 때는 5명까지 모였고, 나도 몇 번 참여한 적 있다”며 “모임에 오는 사람은 회의 성격에 따라 조금씩 바뀌었지만 차은택씨는 거의 항상 있었고 고영태씨도 자주 참석했다”고 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낄 급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그 동안 현 정권의 실세 차관으로 통했다.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눈을 감고 있다. 박 대통령 오른쪽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 연합뉴스·시사IN 제공
25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눈을 감고 있다. 박 대통령 오른쪽이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ㆍ최서원으로 개명)씨. 연합뉴스·시사IN 제공

이 전 사무총장은 최씨가 박 대통령을 ‘언니’라고 부르는 녹취도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에 따르면 최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사람은 의리가 필요해. 차은택은 지금 저만 살려고 하잖아. 내가 지금까지 언니(박 대통령) 옆에서 의리를 지키고 있으니까 내가 이 만큼 받고 있잖아”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비선 모임의 논의 주제를 두고서는 “10%는 미르ㆍK스포츠재단과 관련한 일이지만 나머지 90%는 개성공단 폐쇄 등 정부 정책과 관련된 게 대부분이었으며, 최순실씨는 이를 ‘박근혜 대통령의 관심사항’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모임에서는 인사 문제도 논의됐는데 장관을 만들고 안 만들고가 결정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련의 충격 발언들에 대해 이 전 사무총장은 “이런 얘기는 통념을 무너뜨리는 것일지 모르지만, 사실 최씨가 대통령한테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고 시키는 구조다.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없으며, 최씨한테 다 물어보고 승인이 나야 가능한 거라고 보면 된다.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도 사실 다들 최씨의 심부름꾼에 지나지 않는다”고 폭로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최씨에 대해 “대화 수준이 맞지 않는다, 그냥 평범한 일반인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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