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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 개선인데 진료기록엔 도수치료…조직형 보험사기 한방병원 적발

입력
2024.07.09 14:00
수정
2024.07.09 14: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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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진료기록으로 보험금 1인당 1000만원 편취
한의사, 간호사, 가짜환자 103명... "조직형 사기"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이 환자는 도수 대신 에스테틱, 스파로 진행해주세요.

보험사기 전문 한방병원 상담실장


공진단, 피부미용 시술을 하면서 진단서에는 도수치료로 기재해 보험금 편취를 유도한 한방병원과 보험사기에 적극 가담한 일당이 적발됐다.

9일 금융감독원과 부산경찰청은 한의사, 전문의, 간호사, 가짜환자 등으로 구성된 보험사기 일당 103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금감원은 이 같은 조직형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실시해 부산청에 수사의뢰를 한 바 있다.

한의사인 병원장 A는 도수치료 등으로 허위의 진료기록을 발급하기 위해 전문의 B를 채용하고, 간호사 C에게 B의 명의를 이용해 허위의 처방‧진료 기록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상담실장 겸 간호사 C는 병원에 방문한 환자들에게 보험사기를 권유하고, 가짜환자들에게 도수치료 등 실손보험금 청구가 가능하도록 허위의 진료비 영수증을 대리 발급했다. 이어 병원에 결제된 금액에 상응하는 공진단(보약의 일종), 피부미용 시술(미백, 주름 개선 등) 등을 제공하도록 병원 직원들에게 지시했다. 피부미용 1회에 대해선 도수치료 2회로, 공진단 처방은 도수치료 4회로 나눠 진료비를 청구하는 식이다.

병원 직원들은 일반환자와 보험사기에 가담한 가짜 환자를 구분하기 위해 가짜 환자 이름 옆에 '도수치료 대신 에스테틱(피부미용) 진행' 등의 문구를 별도로 기재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가짜환자 100여 명은 의료진의 권유에 현혹돼 공진단, 피부미용 시술 등을 받았음에도 허위로 발급된 도수치료 영수증 등을 보험회사에 제출했다. 이를 통해 1인당 평균 1,000만 원을 편취했다. 총보험금 규모는 10억 원에 이른다. 결국 환자는 보험금을 타내 공짜로 공진단이나 피부미용 시술을 받을 수 있었고, 병원은 가짜 환자를 모집해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게 됐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 따르면 보험사기를 주도한 병원이나 브로커뿐 아니라 동조한 환자들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솔깃한 제안에 가담한 환자들도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다수 있으므로 보험계약자들은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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