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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 보다 무탄소 CFE" 외쳤다 주춤거리는 정부…'2050년 탄소 중립' 지름길은

입력
2024.07.24 1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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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 RE100 달성 가능한가]
<3> RE100, 기업들 대응 현주소는
2023년 9월 홍보했으나 참여 '확정' 일본뿐
韓 정부 주도에서 국제협의체 이니셔티브로 전환
원전 등 '무탄소 전원' 탄소중립 수단 중 하나지만
RE100이 곧 경쟁력…"기업 재생에너지 수요 뚜렷"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첫 번째 정상회의 세션 비공식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9월 유엔 총회에서 무탄소연합의 결성을 제안한 바 있다"며 "대한민국은 청정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APEC 회원국들과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고 동참을 제안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첫 번째 정상회의 세션 비공식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9월 유엔 총회에서 무탄소연합의 결성을 제안한 바 있다"며 "대한민국은 청정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APEC 회원국들과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고 동참을 제안했다. 대통령실 제공


대한민국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재생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전, 수소 같은 고효율 무탄소에너지를 활용할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 제 78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9월 미국 뉴욕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무탄소에너지(CFE‧Carbon Free Energy)의 국제적 확산을 위한 국제 플랫폼으로 'CF 연합'을 제안했다. 영국 클라이밋 그룹이 이끄는 민간 캠페인 'RE100 이니셔티브'(재생에너지 100% 사용 운동)처럼 미래 에너지에 대한 또 다른 논의를 한국이 주도하겠다는 포부였다.

시작은 야심 찼지만 1년 가까이 지난 현재 성과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만이 아닌 '국제적 이니셔티브'를 선언한 만큼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가 관건이지만 CFE 이니셔티브가 국제 사회의 호응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초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1월 29일 진행된 'CFE 이니셔티브' 관련 브리핑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프랑스, 아랍에미리트(UAE), 네덜란드 등 세계 주요국들이 무탄소에너지 활용 확대에 공식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밝히며 올 상반기 중 글로벌 네트워킹 그룹을 출범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올 상반기까지 글로벌 작업반 출범은커녕 참여 의사를 밝힌 국가는 일본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참여국 섭외는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도 "한국 정부가 제안한 이니셔티브라 힘은 많이 들고 (글로벌 국가를 참여시키는 데) 효과가 떨어졌다"고 털어놓았다.

글로벌 국가 및 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자 정부는 '한국 정부 주도'에서 국제 협의체 산하 이니셔티브로 CFE 이니셔티브의 목표 지점을 바꿨다. 당장 10월 브라질에서 열릴 청정에너지장관회의(CEM·Clean Energy Ministerial)를 통해 CFE 이니셔티브 글로벌 작업반을 띄우고 CFE 이행 체계를 만든다는 새로운 목표도 제시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CFE 이니셔티브를 한국 정부 주도로 두면 우리 정부가 운영해야 한다"며 "반면 국제 협의체 아래 두면 참여국과 협업해 자연스럽게 논의하는 구조가 생길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의는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 및 확산을 위해 2010년 발족한 글로벌 협의체로 미국·영국·중국·일본·호주 등 30개 나라가 가입했다. 문제는 이미 이 회의체 아래에는 에너지효율, 스마트그리드, 태양광, 풍력, 탄소포집·활용·저장(CCUS) 등 각종 이니셔티브가 많아 CFE 이니셔티브가 얼마나 국제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충분히 활용 가능한 재생에너지 vs 새로운 이니셔티브

올리 윌슨 클라이밋그룹 RE100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올리 윌슨 클라이밋그룹 RE100 대표. 한국일보 자료사진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의 탄소 중립 달성 시점은 2050년으로 맞춰져 있다. 에너지원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전원인가도 중요하지만 2050년까지 시간표를 따졌을 때 무엇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성 있는 전원인가를 따져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이 같은 관점에서 RE100 이니셔티브를 주도한 영국 클라이밋 그룹은 무탄소 전원인 원전을 RE100 이행 방안에 포함하지 않았다. 올리 윌슨 RE100 대표는 15일 한국일보와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원전이 가동되려면 (건설 계획부터 공사 기간을 포함해) 10년, 어쩌면 그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장 (화석연료를 없앨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력망 그리드에 빠르게 배치할 수 있는 풍력 및 태양광과 같은 재생 에너지를 설치하는 것"이라며 "태양광은 6개월 내에 그리드에 연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풍력과 태양광은 가장 빠르게 보급되고 있고 다른 기술에 비해 전반적으로 저렴하다"고 말했다.

RE100 로고.

RE100 로고.

윌슨 대표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진두지휘, 그리고 기업들의 투자와 지원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은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많은 자금을 갖고 있고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준비도 돼 있다"며 "재생에너지를 향한 기업들의 수요는 확보된 만큼 정부가 리더십을 보여주기만 하면 된다"고 지적했다.


※'2050년 RE100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 인터랙티브에서 발전원별 단가 변동을 상세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인터랙티브 바로가기 https://interactive.hankookilbo.com/v/electric-path/ (클릭이 안 되면 링크주소를 복사+붙여넣기 하세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

※본 기획물은 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나주예 기자
신혜정 기자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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