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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ㆍ경기 사흘새 400∼600㎜/가을폭우와 기상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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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ㆍ경기 사흘새 400∼600㎜/가을폭우와 기상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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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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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우 벌써 사상최다 기록/북태평양 고기압 이상발달 탓/84년 홍수때 비슷… 원인엔 정설없어 예보도 어려워5백㎜가 넘는 때아닌 가을 폭우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내고 있다.

지난 9일부터 11일 하오 8시까지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곳은 경기 이천지방으로 3일동안 무려 5백61.6㎜나 내렸고 강화 5백11.5㎜ 수원 5백25.5㎜ 서울 4백85.3㎜ 양평 4백81.5㎜등으로 서울과 경기 강원지방에 집중돼 4백∼6백㎜의 강우량 분포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2∼3일 동안에 4백∼6백㎜의 비가 쏟아지는 것은 극히 드문 현상으로 기상이변에 속한다. 우리나라 근대적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4년이후 지금까지 3일동안 기록은 81년 9월∼3일사이 태풍 애그니스영향으로 해남지방에 내린 6백59.7㎜이며 서울지방은 1920년 8월 1∼3일 사이의 5백 35.7㎜로 서울지방은 단기간 강우량으로 볼 때는 70년 만의 기록이다.

또 서울지방은 올해 1월1일부터 지금까지 총강수량이 무려 2천2백70㎜(11일 하오 8시현재)로 지금까지 연강수량 최고기록인 1940년의 2천1백35.1㎜를 훨씬 넘어서 사상 최다강수의 해로 기록됐다.

연말까지 비가 얼마나 더 올지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추세로 간다면 우리나라 연강수량 최고기록인 강릉지방의 2천4백16.9㎜(54년)를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중앙기상대는 때아니게 9월 중순에 들어 이처럼 엄청난 양의 비가 내린 것은 북태평양고기압이 계절에 맞지 않게 이상 발달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즉 만주서쪽에 중심을 둔 차가운 대륙성 고기압과 일본 동쪽 해상에 위치한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팽팽히 맞서면서 깊은 기압골을 정체시켜 많은 비를 뿌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태평양 고기압은 끊임없이 고온다습한 기류를 유입시키고 있고 현재 중국 남부에 상륙해 있는 제17호 태풍 돗(DOT)도 중부지방에 고온다습한 열대기류를 운반,폭우를 쏟는 원인이 되고 있다.

예년에는 8월하순부터 대륙성고기압이 발달ㆍ확장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은 크게 수축돼 우리나라는 맑은 가을날씨가 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례적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이 계절에 맞지 않게 발달해 있어 마치 중부지방에 장마때와 똑같은 기압배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9월초의 이같은 기압배치는 흔치 않은 현상이나 기상전문가들은 이를 후기장마 또는 가을장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84년 9월초에 있었던 서울 지방의 대홍수도 이와 거의 똑같은 기압배치로 발생했었다. 당시 서울지방은 9월1일 하루동안 2백68.2㎜의 폭우가 쏟아졌고 8월31일부터 9월2일까지 3일동안 3백34.4㎜의 강우량을 기록했었다.

이때도 때아니게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북쪽에서 확장해온 차가운 대푹성 고기압과 중부지방에서 마주쳐 깊은 기압골을 형성했고 때마침 중국남부에 상륙해 있던 태풍준(JUNE)이 열대기류를 불어놓어 기압골을 크게 활성화시켜 많은 비를 뿌렸던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대는 올해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원인을 ▲지난 겨울(1ㆍ2월) 이상난동으로 강수량이 예년의 2배를 넘었고 ▲장마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해서 늦게 끝나 장마기간이 길었으며 ▲6월이래 태풍이 직접 내습하지는 않았으나 5차례나 약속된 채로 우리나라 주변을 통과하면서 다습한 열대기류를 몰고와 기압골을 활성화시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기상전문가들은 난동이나 긴 장마및 태풍의 이상활동등을 초래하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는 정확히 규명해 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폭우를 몰고온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상 발달의 원인에 대해서도 뚜렷한 정설이 없는 형편.

기상대 관계자들은 수년전부터 거대한 지구대기의 순환운동패턴이 이상형태를 보이고 있고 이같은 대기순환의 교란이 난동 가뭄 홍수 혹서 등의 전세계적인 기상이변 현상을 초래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 계속되는 기상이변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된다고 밝혔다. 이같은 지구대기의 이상활동의 궁국적인 원인에 대해 기상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온실효과에 의한 지구 온난화에 있다고 보는 학설이 늘어나고 있으나 정설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기상대관계자들은 이처럼 기상이변의 궁극적인 원인을 아직 규명하지 못한 상태이고 따라서 이상기상에 대한 예보가 그만큼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기상대는 올해안으로 자동기상관측장치를 1백대로 증설하고 현재 서울에만 설치된 기상레이더를 올해안에 부산과 제주,내년에 군산과 동해시에 각각 설치,보다 세밀한 관측망을 구성함으로써 집중호우의 예보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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