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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24일은 세계 실험동물의 날… 연간 500만 마리 희생된다

24일 세계 실험동물의 날을 맞아 동물단체들이 불필요한 동물실험 대신 대체시험을 확산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최신 통계인 2022년 기준 실험에 동원된 동물 수는 499만 마리를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험동물 수는 2018년 약 370만 마리, 2020년 약 410만 마리 등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국내 실험동물의 절반인 약 250만 마리는 마취나 진통제 없이 실험이나 수술을 하는 '고통등급 E'에 이용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이날 전 세계적으로 최소 1억9,210만 마리의 동물이 실험에 동원되며, 우리나라는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동물실험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국내 실험동물 수는 최근 5년 동안 약 2배가 늘었다"며 "전 세계적으로 대체시험법 개발로 동물실험이 줄어드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세계 최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물 대신 오가노이드(인공장기) 등을 활용하는 대체시험 개발과 확산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동물실험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은 화장품법을 제외한 다른 화학물질 관련 법에서 대체시험을 권고할 뿐 동물실험을 금지하고 있지는 않아서라고 동물단체들은 주장한다. 서보라미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 정책국장은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대체시험법을 먼저 선택하지 않는 한 동물실험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대체시험법 적용을 위해 정부기관의 홍보와 교육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대체시험 개발부터 활용까지 관리하기 위해서는 범정부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는 기관들이 제각각 대체시험 관리를 하고 있는데 다른 부처와 정보 공유가 되지 않고 연구 개발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동물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 및 이용 촉진을 위한 법률'은 현재 부처 간 이견으로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는 상태다. 비글구조네트워크는 △과학분야 연구개발(R&D) 사업 예산에 동물실험 대체방법 예산 편성 △동물실험윤리위원회를 국가 심의·승인 제도로 변경 △윤리위 승인 없이 이뤄지는 동물실험은 ‘동물학대’로 형사처벌 △고통등급 E에 해당하는 실험은 재심의제도 도입 등을 요구했다. 대체시험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크다. 농식품부가 실시한 2023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약 70%가 '과학, 의학적 연구에서 동물실험을 대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한 바 있다. 해외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체시험법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올해 초 대체시험 개발 및 활용을 목표로 하는 '실험 내 동물 연구'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10년간 매년 5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편성했다. 네덜란드는 지난달 대체시험 연구에 약 1,8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동물기획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