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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악재 겹쳐 “공황위기”/「연중최저 또 경신」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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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악재 겹쳐 “공황위기”/「연중최저 또 경신」의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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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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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만사태에 수재가중 기진맥진/정부도 불끄기식 부양책엔 부담○…15일 종합주가지수 6백선이 붕괴된데 이어 바로 다음장날인 17일 증시가 폭락장세를 보이며 주가가 곤두박질하자 한동안 잠잠했던 증시공황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등 극히 어수선한 분위기.

지난달 25일 5백87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자 30일 증시부양대책이 서둘러 발표됐는데도 불구,한달을 못가 다시 연중최저치 기록을 경신,투자자들과 증권사직원들은 한결 허탈한 모습. 「종합주가지수 5백선,4백선이 잇따라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소문이 나도는등 침울한 분위기속에서도 투자자들과 증권사직원들은 어느정도 예상했던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는 반응.

즉 증안기금의 개입으로 간신히 6백선을 유지해왔으나 이미 지난주부터 6백선붕괴조짐이 보였고 6백선이 붕괴되면 제방 터진것처럼 주가가 맥없이 곤두박질 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라는 것.

물론 이같은 예상이 지배적이었으나 깡통계좌정리를 놓고 분쟁을 벌여온 투자자들과 증권사직원들이 주가상승에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것도 사실. 이날 한가닥 기대마저 물거품이 되는것이 확연해지자 투자자들과 증권사직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이판사판」등의 극단적인 말을 하기도.

○…이날 주가폭락사태는 특별한 악재는 없었으나 최근 일련의 증시주변움직임을 볼 때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지배적 의견.

이같은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다소 역설적이지만 지난달말 증시부양대책이 발표되면서 부터이다.

부양대책이 투자자들의 기대수준에 훨씬 못미쳐 이때부터 실망매물이 쏟아져 나왔고 그나마 일부 일반매수세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간신히 증안기금의 적극개입으로 6백선을 유지해왔으나 때아닌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대세는 크게 기울었다.

여기에 한동안 잠잠했던 중동사태가 이라크군의 프랑스대사관등 침입으로 악화조짐을 보이자 6백선유지는 공수표가 됐다.

이같은 돌발요인외에 현재의 증시는 시기적으로도 아주 좋지않을 때여서 사실상 온갖 악재가 겹친 상태이다. 9월중순으로 접어들면서 추석자금수요가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신도시아파트분양에 따른 자금수요로 증시관련자금은 자연히 이탈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결국 주식을 살 고객은 실종되고 주식을 급히 팔아야하는 투자자들만이 늘어나는데 주가가 오르거나 제자리를 지킬 수는 없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엎친데 덮친 격으로 깡통계좌정리를 둘러싸고 투자자들과 증권사직원,증권사직원들과 증권사들간의 마찰이 잦아지며 증시는 한결 혼탁해져 그나마 바닥권인식에 따라 새로 주식투자를 하려는 투자자들을 망설이게 만들고 있다.

대부분 신규투자자들은 일단 오는 10월10일 깡통계좌 일괄정리일까지는 관망하자는 입장이어서 주가하락에도 불구 저가권 반발매수세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투자자들과 증시관계자들이 「어디가 바닥이고 어느 선이 지지선인지 모르겠다」고 말한데서 나타나듯 향후 장세는 극히 불투명하고 혼돈스러운 상태이다.

매물분포로 볼 때 5백대에서의 등락은 부담이 없어 매물이 조금만 많이 출회되면 주가는 아주 쉽게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증시관계자들은 집중호우에 따른 물가불안 추석자금수요,깡통계좌 일괄정리 실시종료일이 10월10일인 점을 들어 당분간 자율적인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증안기금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당장 주식을 살 자금이 1조원도 안되는데다 이번달까지 추가로 출자될 예정인 증권사분 8천억원도 현재 증권사의 자금난을 감안할때 제대로 조성될지 의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부의 또다른 증시부양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발권력은 동원하지 않겠다」는 관계당국의 입장을 감안할 때 마땅한 대책이 당장 나올리는 없는 것이다. 더욱이 중동사태가 여전히 암초로 남아있는데 섣부른 부양책을 동원한다는 것은 정부로서도 부담이 큰 것이다.<유영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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