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내각등 각분야에 동참/자문역 영입도 활발 “격세지감”역대정권에서 「눈엣가시」로 여겨졌던 진보성향의 재야인사들이 문민정부의 개혁작업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내각 및 청와대는 물론 행정부 주요부처의 자문역을 맡아 국가주요 정책방향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한완상 통일부총리 김정남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비서관 정성철 정무1장관 보좌관 등에 이어 최근 청와대 비서관 및 정부 각부처 자문기구 등에 위원으로 위촉되는 재야인사는 20여명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재야인사들의 제도권 진입은 『개혁에 너와 내가 없다』는 김영삼대통령의 「재야 껴안기작업」의 일환이며 나아가 그동안 재야의 투쟁대상이었던 「군사정권」이 문민정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미 『개혁의 조타수 역할을 하겠다』며 아예 정부요직에 중용된 인사들은 한완상부총리 김정남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정성철 정무1장관 보좌관(차관급) 청와대의 윤무한 통치사료담당 비서관(1급) 김영준 사회2비서관(2급) 등이다.
한 부총리는 해직교수 출신. 80년대 운동권의 필독서였던 「민중과 지식인」의 저자로 과거 반정부 대열 교수중의 한명이다.
김 수석은 6·3세대의 핵심인물로 30여년간 재야에서만 일해왔다. 윤 비서관은 김 수석과 같은 6·3세대로 신한련 창립멤버였다.
김 수석 밑에서 재야담당 창구를 맡은 김 비서관은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민중당 사무차장으로 일했던 「골수운동권」 인사였다.
정 보좌관도 6·3세대로 경실연의 상임집행위원장 출신이다.
이들 고위직에도 청와대에만 하더라도 4∼5급의 행정관에 학생운동 출신 인사들이 상당수 발탁됐다.
정 보좌관은 『문민정부 참여는 기득권 보호가 아닌 개혁의 완성과 수구세력의 척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또다른 운동』이라고 재야인사의 문민정부 참여입장을 설명했다.
○…종전의 경우 관변인사 일색이던 정부부처 산하의 각종 위원회에도 시민운동가 등 재야인사들이 상당수 참여해 정부산하 자문기구의 성격이 크게 바뀌고 있다.
정부의 정책조언·평가 등 「싱크탱크」역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던 인사가 참여하고 있어 이제는 관변단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6공 때만해도 반체제 지식인의 대명사였던 이영희교수(한양대 신방과)는 지난달 31일 통일원의 대표적인 자문기구인 통일정책평가회의의 회원으로 참가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지난 15일 발족한 부정방지대책위원회에도 진보적 인사가 적지 않다.
위원의 면면을 보면 87년 국민운동본부 대변인으로 6월 항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경실련의 상임집행위원이기도 한 인명진목사가 참여하고 있다. 그는 대통령 직속기구인 행정쇄신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됐다.
또한 경실연을 통해 시민운동에 앞장서온 손봉호·이각범 서울대 교수,이세중 대한변협회장도 부정방지대책위 위원으로 참여했다.
환경처에서는 재야인사의 자문위원 위촉외에 환경보호운동에 공추연 등 재야단체와의 공동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중이다.
지난해 6월 리오 환경회의에 정부 따로 재야단체 따로 참여한 것에 비추어 볼때 큰변화다.
유재현 경실연 경제정의연구소장이 환경분과위의 위원으로 위촉됐으며 환경마크제도 도입 환경보호캠페인 국제회의 참석 등도 재야단체와 공동으로 벌일 계획이다.
○…정부는 학계·시민운동단체 인사의 자문기구위원 위촉외에도 간판급 재야인사를 정부산하 단체의 임원 등으로 영입하는 직접적인 「재야껴안기」도 은밀히 추진중이다.
이미 김덕룡 정무1장관이 이재오 전 민중당 사무총장,김대중씨 내란음모사건으로 구속됐던 이신범씨 등 7∼8명의 재야인사 영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정부투자기관·산하단체의 개혁바람 조성을 위해 조만간 임원 등에 기용될 것으로 보인다.<이동국기자>이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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