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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회담 성사노린 전술/북 대화전제조건 철회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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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회담 성사노린 전술/북 대화전제조건 철회 배경

입력
1993.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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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압력피하기 일시적 유화책 북한이 2일 전화통지문을 통해 그동안 내세워온 대화의 전제조건들을 일단 유보시킴으로써 남북대화는 전면중단된지 8개월여만에 오는 5일 열리게 됐다.

 20여차례의 수정제의가 오가고 우리측이 대화형태에 관한 전폭적인 양보를 한 끝에 겨우 하나의 대화채널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우리측은 새로운 형태로 재개될 대화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한 정부관계자는 북한측의 태도와 관련,『흔들어 보이던 카드를 잠시 호주머니속에 집어넣은 꼴』이라고 표현했다. 실무접촉이 시작된 뒤, 언제라도 똑같은 전제조건을 끄집어내 대화를 일방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측의 이번 통지문은 대화성사를 기정사실화한 내용이기는 하나  핵전쟁연습중단과 국제공조체제의 포기등 기존의 전제조건들에 대해 『실무접촉에 나와 명백한 대답을 하리라는 것을 기대한다』는 꼬리를 달고 있다. 

 우리측은 북한의 이같은 조건들에 대해 앞으로도 받아들일 수 없는 것임을 명백히 표시한 상태이다. 북한은 결국 같은 조건들을 대화진전의 단계때마다 사용하며 남북대화의 속도를 원하는대로 조절해나가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이 실무접촉에나마 응하게 된 배경에는 국제적 압력을 피하고 북·미 3단계회담을 성사시키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하는 시각이 일반적이다.북한의 태도변화로 볼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우선 북한의 이번 수정제의가 일련의 강경태도 표명직후에 나왔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지난달 22일 외교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만약 미국이 대국제원자력기구(IAEA)협상과 남북대화를 3단계 북·미대화의 전제조건으로 고집한다면『미국과의 협상을 전제로 취해온 지금까지의 모든 조치를 재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IAEA와는 오는 5일부터 8일로 예정됐던 2차협상을 거부한 상태다.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선 것은 말하자면 당분간 IAEA대신 한국을 택해 미국과의 3단계회담에 들어가려는 전략이 숨어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결국 최종적인 협상목표는 미국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고 이를 위해 대IAEA협상과 남북대화를 그때마다 저울질하며 강온전술을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북한의 정책에 IAEA와의 협상이 교착될 때 대남유화책을 내놓는 일종의 주기를 갖고 있다는 데에서도 읽을 수 있다.

 북한이 이처럼 강온전술을 반복하고 있는 원인은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가능한한 핵카드를 오래 지니고 있어야한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과 경제협력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핵투명성을 보장해야하나 핵무기개발을 포기하는 순간 대미교섭력을 상실해버리는 딜레마가 있는 것이다. 한미간에는 앞으로 있을 3단계 북·미회담에서 핵문제를 완결하고 관계개선등 정치회담은 4단계회담에서 다룬다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으로서는 가능한한 시간을 끌어 양보를 얻어내되 대북제재가 실행되는 단계는 피해야하는 곡예를 계속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재개될 남북대화에서 우리측은 핵문제 속결로, 북측은 버티기로 일관,당분간 의미있는 진전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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