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은 얼핏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것 같으면서 들어맞지 않는 말이다. 그 자신도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핵폐기물을 동해에 버렸다는 사실이 들통났을 때 일본정부는 펄쩍 뛰었다. 지난 18일 일본의 과학기술청장관과 호소카와(세천)총리는 소련에 대해 항의할것이며, 동해에 핵쓰레기를 버리는 짓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일본도 동해에 핵쓰레기를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은 러시아의 미하일로프 원자력부장관이 25일 폭로하고, 일본측에서 에다(강전오월)과학기술청장관이 시인했다.
이렇게 해서 동해는 그동안 아무런 관련 연안국의 합의나 감시없이 러시아와 일본의 핵폐기물처리장이 돼왔던것이다.
우리는 러시아의 핵폐기물 쏟아붓기에 놀란 것처럼, 일본의 행태에 충격을 받게 된다.남의 핵폐기물에 대해서는 항의하면서 자기 자신의 핵폐기물에 대해서는 침묵해온 일본의 행태는 최소한의 도덕적규범을 짓밟는 짓이라고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구나 러시아측의 폭로에 의하면 도쿄전력의 원자력발전소가 1년동안 동해에 버린 방사성폐기물은 방사능 총량으로 쳐서 지난17일 러시아가 버린 핵쓰레기의 10배에 해당한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단편적으로 폭로되는 사실보다도 약30년동안 동해가 핵쓰레기처리장이 돼왔다는 사실이다. 이번에 폭로된 일본의 핵쓰레기는 원자력발전소에서 배출된것이고, 러시아의 핵쓰레기는 주로 극동함대가 배출한것으로 액체폐기물도 있고 상당분량의 고체폐기물이 있다.
이 가운데 러시아의 해체된 핵잠수함폐기물은 컨테이너에 넣어서 버려진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컨테이너의 수명이 거의 끝나가는만큼 자칫 치명적인 방사능오염사태가 우려된다.
옛소련과 지금의 러시아, 그리고 일본이 동해에 내다 버린 핵쓰레기의 진상은 이제부터 연안 각국이 참여하는 국제적 조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것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는 핵쓰레기처리장을 건설하기 위해 국제적인 협조를 요구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하는 선진 7개국(G7)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한다.
러시아의 핵쓰레기는 한마디로 말해서 지난날 냉전시대의 「사후처리」라고 할 수있다. 그 누구보다도 러시아자신의 노력이 앞서야하고, 서방측의 적극적인 협조가 요구된다.
러시아와 일본 두나라는 당장 동해에 핵폐기물을 버리는 행위를 중단해야한다.
또 우리의 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 폐기물중 일부, 특히 액체폐기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도 분명히 밝히는것이 바람직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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