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씨에게」 「옹치격」 산문은 다른 장르보다 글쓴이의 내면이 비교적 잘 드러나는 글이다.
「토지」의 작가 박경리씨와 그의 사위인「애린」의 시인 김지하씨가 나란히 솔출판사에서 산문집을 펴냈다. 두 책에는 땅과 생명을 사랑하는 두 유명문인의 세상을 보는 시각이 잘 드러난다.
「Q씨에게」(박경리 지음)와 「옹치격」(김지하 지음)은 독자에게 이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보는 즐거움을 준다. 두 문인이 보여주는 땅의 사상, 생명의 사상은 이들에게 개인적인 인척관계 이상의 정서적인 공통점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Q씨에게」의 Q는 중국 작가 노신의 소설 「아Q정전」에서 따온 것이다. 노신의 작품 속의 쿠웨이는 이름도 출신지도 확실하지 않은 사람이다. 노신이 한자 표기가 확실하지 않은 쿠웨이에게 Q라는 서양문자를 붙여준 것처럼 누구에게 보내는지 확실하지 않은 편지 형식의 글을 「Q씨에게」로 이름 붙였다는 설명이다.
『글을 쓰는 일과 땅을 파는 일의 종류는 분명히 다를 터인데 나는 그것을 별로 구별하여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일을 해야 한다. 이것은 글을 쓰는 경우나, 땅을 파는 경우나 꼭같이 쓰는 나의 용어입니다』(「내 손과 내 말」 중에서)
한 고조 유방의 부하이지만 평소 괄시받던 옹치가 사활을 결정하는 전환점에서 유방에게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는 말에서 유래한 「옹치격」은 비천하고 드러나지 않으나, 후에 좋은 쓰임새가 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 땅의 많은 것들이 옹치격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해 생명사상의 기반을 설명하고있다.【이현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