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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전염병/올 지구촌 다시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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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전염병/올 지구촌 다시 기승

입력
1994.1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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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라 남미·동남아서 20만명환자 발생/인도 폐페스트·아프리카선 장티푸스 유행 20세기 인류의 가장 큰 업적중 하나는 전염병 퇴치였다. 80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상에서 두창이 완전 소멸됐다고 선포했으며 이밖에 디프테리아 파상풍 소아마비 홍역등 많은 전염병들도 현저히 감소했다. 그러나 소멸 혹은  감소추세에 있다고 생각됐던 많은 전염병들이 94년 세계각처에서 다시 기세를 떨치기 시작했다.

 WHO에 의하면 콜레라는 남미 동남아시아 러시아 동유럽 아프리카(르완다)등 전세계를 강타, 94년 한해동안 무려 20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으며 인도 서남부지방에서 대유행했던 폐페스트에 무려 6천여명이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인도서북부지역에서는 말라리아가 유행하고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는 장티푸스, 인도네시아 르완다 러시아에서는 이질이 기승을 떨었다. 르완다에는 발진티푸스까지 유행해 전쟁과 빈곤이 온갖 질병의 온상이 된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국내에서 콜레라나 폐페스트의 발생은 없었으나 홍역이 엄청나게 유행했다. 보사부는 올들어 11월말현재 7천8백74명의 홍역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볼거리도 1천7백4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정복된 것으로 여겼던 각종 전염병이 다시 고개를 드는데 대해 연세대의대 김준명교수(내과)는 『올해는 유난히 인종간·민족간 분규와 전쟁이 많아 이민과 난민이 많이 생겼고 이런 인구이동이 전염병발생의 조건이 됐을 것』으로 진단했다. 옛 소련의 해체는 많은 인구이동을 가져왔고 전체주의국가 특유의 통제된 방역체계가 허물어지면서 러시아와 인접공화국들이 각종 전염병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서울대의대 황상익교수(생리학)는 『교통수단의 발달도 전염병유행에 한 몫을 했을 것』으로 분석하면서 『항생제의 남용과 오용,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균은 인간의 면역능력을 속수무책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19세기만해도 어떤 질병이 널리 퍼지는데 여러해가 걸렸지만 이제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불과 며칠 사이에 광범한 지역에 확산된다.

 전염병의 유행양상만은 과거와 다르다. 효과적인 백신접종, 영양·위생상태의 향상으로 감염 규모는 훨씬 소규모화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전문의들은 내년 역시 인류가 전염병과 싸우는 힘겨운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세계가 한울타리로 가까워지면 수입전염병도 더 많아질 것이며 의학발전으로 인위적으로 생명을 유지시키는 환자가 많아질수록 면역저하상태에서 각종 신종질병이 나타날 수있으리라는 예측이다. 대한감염학회는 올해 홍역이 영유아뿐 아니라 학령기어린이에도 많이 발생한데 따라 6세때 백신접종을 검토중이다.【송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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