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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원인은 뭔가/균열알고도 영업 화불러(삼풍백화점 붕괴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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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원인은 뭔가/균열알고도 영업 화불러(삼풍백화점 붕괴참사)

입력
1995.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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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실시공따른 구조결함 탓” 잠정결론/설계오류·불량자재 등 복합작용/가스 작은폭발 뇌관구실 가능성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부실 시공으로 인한 건물의 구조적 결함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잠정 결론지어지고 있다.

특히 백화점측이 붕괴된 A동 5층 바닥과 벽의 균열을 일찌감치 발견하고도 고객을 대피시키지 않고 영업을 강행, 대형사고를 자초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인재였다.

생존 백화점 직원들은 이날 상오 8시께 5층 식당가 바닥이 약간씩 솟아오르고 벽에 금이 가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A동 3층 반도패션 직영매장 이봉우(39)대리는 『상오 11시께 위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올라가 보니 4, 5층 천장과 벽이 갈라지면서 내려앉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객 유모(33)씨는 하오 4시께 백화점 경비원들이 고객들의 4층 귀금속코너 출입을 통제하고 진열된 상품을 모두 치우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같은 점을 종합해 볼 때 백화점은 이날 상오부터 시간을 두고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 하오 6시께 무너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백화점 건물이 단 몇초 만에 일시에 무너지게 된 힘이 어디서 발생했는가가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다.

건물의 구조적 결함은 삼풍백화점측이 정식 준공검사나 건물가사용허가조차 받지 않고 89년 12월1일 개점을 강행,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된데서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백화점측은 지난해 10월 건물 2백30여평을 증축했다. 2개층으로 나뉘어 있는 지하 1층중 2층으로 분리되지 않은 2백30여평을 슬래브로 막아 모두 2개층으로 증축한 것이다. 또 최근 평슬래브 지붕이 기울어지고 균열이 생겨 보수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욱이 인근 지역 아파트주민들은 백화점측이 몇년 전 개점당시에는 없었던 지하 2, 3층 주차장을 만들어 사용해 왔다고 주장하고 있어 백화점측의 건물 불법 증·개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사고 발생후 현장을 둘러 본 건축 전문가들은 건물 기둥에서 삐져나온 철근이 건물규모에 비해 의외로 가늘다며 설계오류 또는 불량자재 사용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는 불량자재 사용, 부실 시공, 불법 증·개축등이 복합 작용해 낳은 건물의 구조적 결함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이뤄진 건물 무게를 제대로 견딜만큼 내구성이 뛰어나지 못해 준공 5년만에 무너졌다는 것이다.

다만 사고 현장을 목격한 직원 고객들 가운데는 가스폭발 가능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 가스가 이번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점검한 대한도시가스 관계자들은 백화점 남쪽 2백∼3백 지점에 있는 가스정압기 2대가 정상적이었으며 백화점으로 통하는 가스관의 밸브 역시 잠겨 있었다고 밝혔다. 또 유리창이 일시에 깨져 나가고 화염이 치솟는등 가스폭발사고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 없었던 점으로 미뤄 가스폭발로 인한 붕괴는 아니라는게 가스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건물 5층 창밖으로 폭발음과 함께 불길이 솟았다』는 목격자 증언이 잇따르고 있으며 백화점 가스관리직원 이정환씨도 『3일전 지하 1, 3층에서 가스가 샌다는 사실을 보고하고 보수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으며 이날 상오 5시께도 가스가 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부실시공등으로 인해 구조적 결함을 안고 있던 백화점이 건물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하는 과정에서 소규모 가스폭발이 뇌관으로 작용했거나 아니면 붕괴와 동시에 잔류 가스가 새나왔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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