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마다 교과반장제 운영 리더십 길러줘『학생에게는 주인정신을, 교사에게는 사명감을 강조한다』
서울 용산고(교장 정주섭)는 내년으로 개교 50주년을 맞는 전통의 명문이다. 천연기념물인 백송을 교목으로 키우고 있는 이 학교는 50, 60년대만 해도 전국 최고의 대입합격률을 자랑하는등 5대 공립고교로 명성을 날렸다. 90년을 고비로 강남 8학군의 위세에 눌려 과거의 명성이 다소 퇴색한 듯 하지만 농구 하키 정구등 각종 운동종목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이 학교는 일제시대인 1917년 일본인 자녀의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된 5년제 용산공립중학교에 뿌리를 두고있다. 용산중은 8·15해방으로 일본인들이 쫓겨나면서 내외의 우환이 겹쳐 학교로서의 제구실을 못한 채 휴교상태가 계속되다 46년 9월 6년제로 다시 문을 열었다. 6·25때에는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기 위해 책과 펜을 던진 채 수많은 용산인들이 전선으로 뛰어들어 산화했다. 후배들은 종전직후부터 십시일반으로 기금을 모아 56년 10월 개교 10주년을 맞아 교내 체육관 옆에 「순국학도탑」을 건립했다.
용산고의 자랑거리는 뭐니뭐니해도 특유의 전통으로 자리잡은 선·후배간의 끈끈한 응집력. 「남산의 씩씩한 기상을 이어받은」 교가의 가사대로 남산가꾸기운동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이 학교는 오래전부터 수업준비 과제물 제출등의 임무를 띤 교과반장제를 학급마다 운영, 학생들의 리더십은 물론 협동심 책임감등을 길러줘 학생 학부모들에게서 호평을 얻고 있다. 또 학생들의 국제적인 감각을 길러주기 위해 세계적인 PC통신망인 인터넷과 연결, 외국의 학생들과 접촉하도록 강조한다. 이 학교는 수년전부터 5·31 교육개혁안에 의해 설치되는 학교운영위원회와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는 교과자문위원회를 만들어 학부모들의 자문을 구하고 있다.
한편 용산고 교장을 역임한 사람들중엔 각 시도 교육감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 이색적이다. 현재 이준해 서울시교육감이 이 학교 19대 교장을 역임했고, 이창갑(10대) 하점생(13대) 전 서울시교육감과 장기성(17대) 충남도교육감도 이학교 교장출신이다.
동창회는 후배들의 향학열을 북돋우기 위해 지난 90년 재단법인 용산동문장학회를 설립, 장학사업을 본격화하는등 모교발전에 열성이 대단하다. 지난 93년 졸업생들이 기금을 모아 설립한 50여평의 역사관에는 일제시대 교복등 학교의 전통을 말해주는 「유물」들이 즐비하고 각종 경기대회에서 수상한 우승컵 트로피 상장 상패등이 가득차 있어 부러움을 자아낼 정도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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