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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도 타결하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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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도 타결하라(사설)

입력
1996.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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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협상이 국민생활과 국가경제에 파국을 가져올 수 있는 파업을 막았다. 투쟁과 대립보다 타협과 양보를 택한 이성의 승리다. 그것이 또한 노사당사자들에게도 실리를 가져다 준다. 서울시지하철공사, 부산교통공단(지하철), 한국통신공사, 한국조폐공사, 전국지역의료보험조합 등 5개공익사업체 노사들이 이번에 대타협을 이룩해낸 데 대해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특히 이들 5개 노조는 노조집행부가 전통적으로 강경노선을 견지, 한국노총과 물밑경합을 하고 있는 법외중앙노동단체인 민노총계열로 분류되고 있는데 협상에 의한 파업의 사전 타결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의미는 더욱 크다.

지금까지 이들 공기업노조는 현행법에 도전하는 강경투쟁에서 잃은 것도 컸다. 결국 무리한 요구를 관철하지도 못하면서 집행부가 와해·개편되는 수난을 되풀이 했다. 무엇보다 큰 손실은 국민지지의 상실이다. 창의성 없는 강경일변도의 투쟁전략도 수정이 요구된 지가 오래다.

5개 공기업노조들의 이번 타협의 선택이 민노총계열과 이와 연대하는 강성노조들의 노동쟁의 전략·전술의 전환인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5개 노조의 이번 태도는 과거보다 성숙을 보여준 것이다. 그들에 대한 국민적 회의를 신뢰로 바꿀 수 있는 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노조운동을 통한 정치·경제·사회변혁을 추구하는 강성노조들의 소위 노조 정치주의가 하루 아침에 정치성을 배제하고 조합원의 복지제일주의를 지향하는 노조법인주의로 변화할 수가 없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강성노조도 교조적인 투쟁성을 순화시키지 않는다면 국내외의 경제 및 경제외적 변화에 따라 퇴조할 수밖에 없을 것이므로 차제에 노조법인주의로의 전환을 본격화했으면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공업을 정지시키고 있는 만도기계, 기아자동차, 아시아자동차 등 부품 및 조립공장 노조들도 공익사업 노조들의 뒤를 이어 사용자들과 합리적인 타협을 찾아 파업을 풀어야 하겠다.

만도기계의 경우 노조측에서 ▲임금총액기준 23% 인상 ▲근로시간 주2시간 단축(주42시간에서 40시간으로) ▲작업중지권 등을 요구하고 있는데 한눈에 무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어느 기업도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조건들이다. 공익사업 노조에 배워야 할 것이다.

공익사업노조의 이번 타협에는 종교지도자등 건전한 사회비판 세력의 협상종용도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우리 경제가 국제경쟁력을 견지하자면 산업평화와 경쟁력 있는 인건비가 필수요건의 하나다. 민노총 승인등 정부가 추진하는 노사개혁도 바로 이것을 겨냥하고 있다. 강성노조도 산업평화정착에 초석이 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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