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녀린 우아미 대신 탄력있는 건강미/‘성의 상품화’‘인공적인 조각’ 논란도 있지만 오늘도 아령을 든다보디빌딩(Body Building). 더이상 남성 전유물이 아니다.
15만명에 육박하는 여성들이 아령을 들고 「히프머신」에 몸을 맡긴다. 터질듯 팽팽한 근육을 키우고 균형과 대칭이 있는 몸매를 만든다. 말그대로 메스만 없는 성형수술처럼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대로 디자인하고 조각한다.
여성의 신체미에 대한 기준이 다양해 지고 있다. 모든 여성들이 곡선미와 우아한 자태를 원하던 때와는 다르다. 근육, 적당히 벌어진 어깨선과 탄력이 보이는 다리에 아름다움의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180㎝의 큰 키에 겨우 50㎏의 몸무게를 가진 수퍼모델의 몸매도 색다른 미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서 잘 빠진 외모를 두고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며 고전을 강조하는 것은 이제 촌스럽기까지 하다. 우리 사회는 솔직하게 신체의 미학을 논하고 몸매다듬기를 미덕으로 인정하게 되었다. 공주병을 웃음의 소재로 만드는 우리 사회는 여성의 몸매를 과학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여성들의 보디빌딩이 근육질의 우람한 체격을 만들어 내기 위함은 아니다. 정상적으로 운동을 할 경우 여성들은 체질적으로 남성의 근육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또 보디빌딩을 하는 대부분의 여성들도 근육질이나 가녀린 여성미 대신 탄력있는 건강미를 위해 무거운 운동기구와 씨름하고 있다.
여성들이 보디빌딩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보이기 위함이다. 보는 사람도 가슴이 뛴다. 착 달라붙은 둔부와 반듯이 선 등판의 근육에는 성적인 매력까지 느껴진다.
『달라진 자신의 몸매를 보는 눈길에 여성들은 쾌감을 느끼죠. 여자가 가장 섹시할 때는 가장 건강할 때입니다』 주부보디빌더로 여성전용헬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김숙진(38)씨의 얘기다.
여성 보디빌딩에 대한 논란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남자같은 몸매가 여성들의 아름다움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가냘프고 굴곡이 느껴지는 몸매가 남성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들은 남성과 여성 특유의 매력이 점점 상실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혹자는 보디빌딩이 성형수술처럼 「인공적인 조각」이라는 데 문제를 제기한다. 건물이 세워지듯 설계도면을 그려 부위별로 줄이고 키우는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보디빌딩으로 단련된 여성의 몸은 분명 새로운 미의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한보디빌딩협회 장용찬이사는 『아직 여성 보디빌딩을 보는 시각이 객관적이지는 않습니다. 특히 많은 남성들은 단지 성적인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이 강하죠. 물론 서양적인 육체의 아름다움 대신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맞는 몸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죠』라고 말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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