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책속에 알찬 신년연휴가 있다/각계 인사 추천 좋은 책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책속에 알찬 신년연휴가 있다/각계 인사 추천 좋은 책들

입력
1996.12.30 00:00
0 0

한 해가 저문다. 지나는 해를 차분하게 뒤돌아보고, 알찬 새해 설계를 해야 할 때다. 신년 연휴는 괜스레 들뜨는 듯했던 연말 분위기를 접고, 한두 권의 좋은 책을 읽으며 맞는 것이 어떨까. 각계 인사들이 추천하는 양서들을 소개한다.(무순)◎송기호 서울대 교수/「아리랑」「왕조의 유산」「역사기행 서울궁전」

송기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님 웨일즈의 「아리랑」(동녘)을 추천한다. 『일제시대 사회주의 활동을 한 주인공의 인생역정이 수려한 문체로 펼쳐져 있다』는 것. 송교수는 또 문화유산의 해인 97년을 맞아 이태진 교수의 「왕조의 유산」(지식산업사)과 홍순민의 「역사기행 서울궁전」(서울학연구소)을 꼭 읽어보라고 권한다. 「왕조의 유산」은 프랑스에 있는 규장각 도서 등 국내에서 빠져나간 우리의 문화유산을 더듬어 볼 기회를 주며, 「역사기행 서울궁전」은 가장 많이 접하는 문화유산이면서도 제대로 그 의미와 역사를 알지 못하는 우리 궁전에 대한 훌륭한 교양서라는 것.

◎이문열 소설가/「아무 것도 되는게 없어」「사랑과 미움」「장 크리스토프」

소설가 이문열씨는 마빈 해리스의 「아무 것도 되는 게 없어」(황금가지)와 아이블-아이베스펠트의 「사랑과 미움」(민음사)을 함께 읽어보길 권했다. 「아무 것도…」가 현대 사회와 인간의 문제를 아주 재미있고 경쾌하게 풀어내고 있다면, 「사랑과 미움」은 인간 본성을 깊이 탐구하고 있어 두 책이 훌륭한 짝을 이룬다는 것. 이씨는 또 로맹 롤랑의 「장 크리스토프」에서 빼어난 교양·성장소설 독서체험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형규 고려대 교수/「로마인 이야기」「언론플레이」「알타이 신화」

김형규 고려대 의대 교수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한길사)와 강준만의 「언론플레이」(풀빛), 박시인의 「알타이 신화」(청노루)를 추천했다. 『로마를 이해하지 못하고는 현대 서구문명의 시작과 미래를 올바르게 파악할 수 없다』는 그는 『나나미의 책은 로마를 사람이 살아 숨쉬는 살아 있는 로마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한다』고 말했다.

◎황주리 화가/「뇌내혁명」「타인에게 말걸기」「일각수의 꿈」

마치 한편의 단편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을 그리는 서양화가 황주리씨는 하루야마 시게오의 「뇌내혁명」(사람과 책), 은희경의 첫 중·단편소설집 「타인에게 말걸기」(문학동네)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일각수의 꿈」(모음사)을 추천했다. 『건강서적에는 취미가 없었지만 「뇌내혁명」은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최소한 자신을 돌아보고 명상하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책이었다』는 것이다. 최근 출간된 「타인에게 말걸기」는 꿈을 잃어버리고 사는 30대에게 타인에 대한 집착이 아닌 자기가 주인이 되는 90년대식 사랑법을 이야기하고 있어 좋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일각수의 꿈」은 「상실의 시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등 하루키의 다른 소설에서 보기 드문 재미와 깊이를 함께 주는 하루키 소설의 진수』라고 말했다.

◎김낙연 동국대 교수/「도덕감정론」「한국과 그 이웃…」

김낙연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아담 스미스의 「도덕감정론」(비봉출판사)과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한국과 그 이웃 나라들」(살림)을 추천했다.

「도덕감정론」은 윤리, 법 등 인간과 사회에 대한 아담 스미스의 시각을 잘 드러낸 저서로 근대적 자유주의 정신의 기원을 살필 수 있고,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은 영국인인 저자가 청일전쟁 당시 직접 왕실과 서민들의 생활상을 체험한 것을 글로 옮겨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 생생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이영준 민음사 주간/「혼불」「인연」「노동의 종말」「믿는만큼 자라는…」

이영준 민음사 주간은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한길사)을 꼽았다. 이주간은 『「혼불」은 한말 이후 일제 강점기까지 우리 선인들의 생활상을 빼어나게 아름다운 한글로 형상화한, 오랜만에 나온 묵직한 문학작품』이라며 『17년간 오직 이 작품을 쓰는데만 정진해 온 작가의 혼을 느끼며 읽다 보면 밤을 새게 되는 소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엔트로피」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이 정보화시대에는 화이트칼라의 대량실업시대가 온다고 예언한 「노동의 종말」(민음사)도 요즘 우리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일독할만하다고 권했다. 언제나 읽는 이의 마음을 한없이 따뜻하게 해주는 피천득의 「인연」(샘터), 우리 교육현실에 대한 뼈있는 충고와 함께 소신있는 교육철학을 피력한 박혜란의 「믿는만큼 자라는 아이들」(웅진출판)도 추천작.

◎임우기 문학평론가/「오래된 미래」「완당전집」

문학평론가 임우기씨는 「오래된 미래」(녹색평론사)와 「완당전집」(솔)을 들었다. 스웨덴 여성학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가 히말라야 고원의 공동체 「라다크」에서 16년간 생활한 경험을 기록한 「오래된 미래」는 오늘날 인류사회가 직면한 사회적·생태적 위기의 본질을 명료하게 보여주는 고전적 저서. 임씨는 『우주와 인간이 하나가 되는 협력적 생활의 가능성을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민족문화추진회가 번역한 「완당전집」은 조선 후기 선비정신을 최고의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완당 김정희의 예술·정신세계를 모두 담은 책이다.<황동일·유병률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