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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만 중령 추모식(남북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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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만 중령 추모식(남북회랑)

입력
1997.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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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용산의 국방부경내에 있는 국군중앙교회에서는 지난해 10월 타계한 전 주한 미군사령관특별고문 J.H.하우스만의 추모예배가 있었다. 하우스만씨는 한국이 미군정 다스림아래에 있던 1946년 8월 미육군대위로 서울에 부임해 조선경비대 춘천제8연대 창설연대장으로 한국군과 인연을 맺은후 미군사고문으로 여순사건진압에 깊이 관여했고 국군의 창설, 모병, 훈련과정에서 한미공조문제에 많은 공을 세웠었다. 그는 6·25전쟁중 한강변 전선으로 맥아더 사령관을 안내해 맥아더의 한국방어전략 구상을 도왔고 전쟁중은 물론 전쟁후에도 미군고문자격으로 61년 미육군중령으로 예편할때까지 한국군속에 파묻혀 지낸 「미군말뚝」이었다. 많은 친구들을 사귀었다. 그는 61년 제대한후 다시 미8군사령관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돼 그가 정년을 맞은 81년까지 한국을 떠나지 않고 계속 남아 한미양국의 군사관계 가교역을 했다. 하우스만은 더러 초헤비급 정보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35년간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의 대공산주의 투쟁을 위한 미국지원을 끌어들이는데 막강한 역할을 한 인물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하우스만은 지난해 10월5일 고향 텍사스에서 78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한국친우들은 거의 참석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해방후의 한국군 첫부대인 국방경비대 제1연대 발족 및 장교임명식을 가진 이날(46년 1월15일)을 기념하면서 전우들인 백선엽, 김일환, 유재흥, 민기식, 임선하, 이용, 유병현, 김완용, 황헌친, 강영훈, 최영희, 김점곤 등 한국군사를 빛낸 예비역장성들과 한미현역군인들 1백여명이 모여 하우스만 추모예배를 가진 것이다. 하우스만은 당초 대대급으로 출발한 태능 1연대가 연대규모로 승격되는 일을 비롯해 이곳에 사관학교가 세워지면서 교재를 나르고 건물을 증축하는 일을 도왔었다. 그는 사관학교 영어교관과 군사학 교관을 맡기도 했다. 임선하씨는 당시 미군사고문단 참모장이던 하우스만은 무에서 출발한 한국군에게 군복으로부터 병기에 이르기까지의 미군원조를 얻어오는데 많은 공헌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도 한국수준으로는 엄청난 고액인 3-4백달러의 미군대위 월급을 갖고 많은 한국친구를 도왔다고 술회했다. 이날 추모예배에서 대표기도를 한 김일환 전 교통부장관은 하우스만이 『40년가까이 고락을 같이 하면서 성실함과 탁견으로 한국군의 창설, 모병, 훈련, 발전에 헌신한 것을 친우들은 잊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희 장군의 군사쿠데타때 스스로 미국에 들어가 국방부, 백악관 요인들을 만나 결국 박정희 의장의 미국방문이 이뤄지게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도 이날 언급됐다.

미국은 4년마다 정부가 바뀌는 불연속적인 민주주의를 하지만 중요한 곳에는 언제나 하우스만같은 「말뚝」을 박아 계속성을 유지하는 전통을 갖고 있다.

하우스만씨는 은퇴후 텍사스집을 찾아간 한국친우들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한국은 내 인생을 살찌게 한 곳이며 내 인생의 전부이다』 『한국인은 정부 일이라면 무조건 반대하던 일제시대의 모습을 버릴때가 됐다』 『공산주의는 공산주의를 아는 사람이 나서서 막아야 한다』는 등등. 그의 2층집을 샅샅이 돌아봤지만 이승만, 박정희, 노태우 대통령 등의 표창장같은 것은 많이 걸려 있어도 뇌물로 보이는 한국도자기나 값진 골동품은 하나도 없었다. 술은 많이 얻어마셨지만 뇌물을 받은 일은 없다고 스스로 말했던것 처럼 한국생활을 깨끗하게 마친 그의 청결함이 친우들의 마음을 더 사로잡고 있는 것 같았다.<정일화 논설위원 겸 통일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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