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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용의자 모습 확보 활기속/‘이한영씨 테러’ 수사 새 국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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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용의자 모습 확보 활기속/‘이한영씨 테러’ 수사 새 국면

입력
1997.02.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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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공조엔 문제… ‘실마리’ 불확실이한영(36)씨 피격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수사본부(본부장 김덕순 경기지방경찰청장)가 21일 유력한 용의자로 보이는 남자의 모습을 확보, 수사가 새 국면을 맞고있다. 그러나 안기부가 경찰에 넘겨준 수사내용과 배경 등에 의문점이 많아 경찰이 과연 사건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다. 더욱이 안기부는 심부름센터에 이씨 집 전화번호를 의뢰한 사람이 있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자 마지 못해 경찰에 수사자료를 넘겨줘 수사기관간 공조체제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다.

안기부가 공개한 수사자료에 따르면 서울 K용역 대표 김모(51)씨는 5일 『30대 후반의 표준어를 쓰는 「김상현」(실제 김장현)이라는 남자』로부터 이씨 집 전화번호를 알아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이 남자는 이씨 주민등록번호와 집주소를 가르쳐 주면서 『내가 사업을 하다 부도가 나 도망다니는데 집을 비운사이 처가 방 한칸을 세놓은 모양이다. 세입자(이씨) 전화번호와 이씨의 부인 이름을 알고 싶다』고 했다. 이 남자는 김씨가 『세대주이면 직접 전화하지 그러냐』고 하자 『그럴 일이 있다. 염려하지 말고 해달라』고 부탁했다. 여기서 「김상현」이 이씨 집주소와 실제 주인이름을 정확히 알고 있는 간첩이라면 왜 굳이 은행을 통해 용역비를 지급하고 전화번호를 의뢰한 「흔적」을 남겼느냐는 가장 큰 의문이 제기된다. 이씨 살해가 목적이었다면 집 주변에서 기다리다 목적을 완수하면 그만인데도 번거로운 절차를 거친 것이다. 무통장입금시 30만원 이하 금액은 실명확인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2개의 가명을 사용한 이 남자의 치밀함에 비춰 이같은 허술함은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안기부는 언론보도이후 은행 폐쇄회로TV 내용을 공개하고 보도자료까지 내면서 정작 경찰에는 용역업체 대표 김씨의 진술조서 등 자세한 수사내용을 넘겨주지 않았다. 이 남자가 확실한 용의자라면 철저히 수사내용을 보안하는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이었다. 그러나 안기부는 선뜻 그 내용을 공개,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이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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