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7에도 견디게 설계”… 학계선 “안심할 수준 아니다” 지적일본지진의 연쇄현상으로 추정되는 지진이 포항 앞바다에서 발생함에 따라 일본의 대형지진이 우리나라 동해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동해안은 지금까지 지진안전지대로 여겨져 울진 월성 고리 등에 원자력발전소가 세워져 있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한마디로 국내 원전을 비롯, 전세계의 원전 대부분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어 웬만한 지진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원전 부지 선정에서부터 설계 및 건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철저한 내진개념을 도입,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전은 설계시 부지의 흔들림이 진동가속도로 0.2g(g은 중력가속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이 진동가속도는 규모 7의 지진에 해당한다. 원전의 핵심시설인 원자로는 부지반경 3백20㎞내의 지질구조와 과거의 지진기록을 근거로 가장 견고한 곳에 설치하게 된다.
특히 지진발생시 흔들림이 많은 격납고 상단부는 0.4g에도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한 재질의 구조물을 쓴다.
또 지진계측기 및 각종 압력계를 사용, 24시간 지진 발생여부를 감시하고 이에 대응하는 지진안전감지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지진이 0.01g에 이르면 경보를 울리고, 자동으로 원전가동을 중단시킨다. 26일 새벽 발생한 지진은 원전의 진동가속도가 0.034g에 불과했다. 물론 안전감지시스템에 의한 경보가 울렸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이같은 원전의 내진기준이 경험을 바탕으로 정해졌을 뿐 앞으로 발생 가능한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지진으로 기록된 1936년 지리산 지진의 진동가속도가 0.19g였던 것에 비하면 현재의 내진기준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이다.
이기화(서울대 지구물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기정 사실』이라며 『95년 간사이(관서)지역에서 발생한 것과 유사한 지진도 우리나라에 일어날 가능성이 크므로 원전의 내진기준을 현재보다 2배이상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원전의 내진기준은 우리나라의 2배인 0.4g이며 미국도 원전의 내진기준을 최고 0.75g까지 설정하고 있다.
이와함께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를 우리나라 독자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감리를 미국측에 의뢰하는 등 국내 내진설계 능력이 크게 뒤떨어져 있는 것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선년규 기자>선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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