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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모피 & 무스탕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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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모피 & 무스탕의 유혹

입력
1997.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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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류사회의 화려함을 연상시키는 모피코트, 실용주의자의 몸과 정신을 든든히 감싸안아주는 무스탕재킷. 찬바람이 불면 눈길이 돌아가는 것이 모피와 피혁의류다. 탁월한 방한성과 풍성한 부피감으로 사랑받는 이들 의류가 올해 한층 다양해지고 고급스러워진 디자인감각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길이보다 디자인·소재 중시경향/올해엔 쇼올느낌 윙칼라 유행

▷모피◁

밍크털이나 여우털, 토끼털을 주로 사용하는 모피의류는 워낙 고가이기 때문에 유행을 덜 타지만 올해는 디자인과 소재의 다양화, 고급화가 유난히 눈에 띈다. 예전에는 「길면 비싸고 짧으면 싸다」는 간단한 공식만으로도 모피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요즘은 길이보다 디자인과 모피의 소재가 더 중시된다. 진도모피 모피팀 한혜원 실장은 『소비자의 취향이 고급화되면서 그냥 「모피 입었다」보다는 「이런 모피 입었다」가 중요해지는 추세다. 따라서 디자인이 많이 들어간 개성적인 스타일들이 각광받는 다』고 말한다.

크게 봤을때 올해 모피의류는 깃부분에 주름을 넣어 볼륨감을 살린 쇼올느낌의 윙칼라가 유행이다. 특이한 디자인으로는 밍크털을 잘라서 니트처럼 짜고 장미무늬를 넣거나 밍크의 표면을 불규칙하게 깍아 올록볼록한 표면감을 준 것등이 선보이고 있다.

다양한 모피를 배합해 만든것들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 몸판은 밍크털이고 깃과 소맷부리를 친칠라나 담비털을 댄 것은 길이가 짧아도 밍크 롱코트만큼이나 비싸다. 또 안감으로 쓰이는 실크에 방수가공처리, 눈이 오는 날에는 안팎을 바꿔 입어 습기에 약한 모피를 보호할 수 있도록한 실용적인 품목들도 많이 등장했다.

색상은 검정색이 일반적이지만 베이지색에 가까운 환한 갈색부터 짙은 마호가니색까지 두루 사용되고있으며 고급모피중에는 「블루아이리스」라고해서 거의 흰색처럼 보이는 연회색빛 모피도 선보이고있다.

○가볍고 고급스런 원피 선호/보수적 멋의 싱글반코트 인기

▷무스탕◁

가볍고 고급스러운 원피를 찾는 경향이 뚜렷하다. 양피의 겉과 안을 다 사용한다고 해서 더블페이스(Double face)라고도 하는 무스탕은 지난해까지 많이 나왔던 파스텔색상 등 컬러무스탕이 거의 자취를 감추고 검정색이나 갈색, 자주색계통의 깊은 색감들이 많이 쓰인다.

디자인은 남녀 모두 보수적인 멋을 풍기는 싱글반코트형이 압도적이다. 한동안 직장인 남성의 동계 출근복처럼 여겨졌던 깃과 소매부분에 모피를 덧댄 무스탕코트류는 「나이 들어 보인다」는 이유로 최근에는 하락세다. 대신 무스탕만의 고급스런 질감을 살린 것들이 인기.

최근 무스탕제조업체들간에 벌어지고있는 가짜 무스탕 논쟁은 돼지가죽을 양가죽이라고 속여 판다는 내용인데 세심하게 살펴보면 두 가죽을 분별해내기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돼지가죽은 손으로 당겨보면 미세한 털구멍이 육안으로 보일 정도로 조직이 엉성하며 질감이 투박하고 무겁게 느껴진다. 분별하기 어려운 사람은 아예 믿을만한 메이커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요령이다.

◎국내 주요업체의 올 추동 신상품

▷성전모피◁

북미 최고등급 밍크원피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직수입한 무스탕을 이용해 100여종의 다양한 신상품을 내놨다.

A라인으로 부드럽게 퍼지는 여성스러운 반코트 스타일이 주종으로 직영점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유통마진이 적어 가격이 저렴하다.

▷삼미모피◁

특수 방수코팅처리해서 「눈·비에 강한 무스탕」을 내놓고 화제를 모았던 기업. 올해는 국산 원재료를 사용했다고 주장하는 「하이파일 커리」무스탕을 신발매, 지난 석달간 6,500여벌을 판매하는 등 기염을 토했다. 이 제품은 기존 무스탕 가격에 비해 30%정도 싼 가격에 일반에 공급되고있다.

▷삼애실업◁

올해 9월말 현재 6,00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고있는 삼애실업은 「디노가루치」 「레이나」 등의 브랜드를 갖고있는 피혁·무스탕 전문업체. 귀족적인 디자인과 철저한 애프터서비스 정신, 무스탕코트의 깃과 앞섶을 꽈배기 모양으로 처리한 특이한 디자인 등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

▷진우명성◁

「차일영 모피」라는 브랜드명으로 잘 알려진 전문업체. 한국여성들의 체형적 특성을 감안한 국적있는 디자인으로 상큼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제품을 만든다는 평을 받고있다. 아메리카 울트라와 리젠드, 캐나다 마제스틱 등 품질좋은 유명산지 원피들을 직수입해 제조하고 있다.

◎구입 요령/다른 가죽 섞였나 꼭 확인해야/가볍고 몸에 밀착돼야 고급품

◆모피의류는 원피를 가늘게 잘라 이어붙여 만들므로 원피를 지나치게 늘이거나 원피사이에 가죽을 잇대어 만들수도 있다. 구입시 털을 결 반대방향으로 제껴보면서 원피이외의 가죽이 들어갔는지, 지나치게 늘여놔서 모근부분이 벌어져있지는 않은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한다. 모피는 털에 윤기가 흐르고 손으로 쓸어봐서 탄력이 느껴지는 것이 상품이다.

◆무스탕은 입어봤을때 가벼우면서 몸에 부드럽게 밀착되는 것이 고급품. 입었을때 목부분이 뒤로 넘어가지않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재단이 잘못된 것은 가죽의 무게때문에 옷이 뒤로 넘어가기쉽다. 또 겉표면에 자연스러운 윤기가 돌고 밝은 빛에 비춰봐서 주름자국이 없으며 절개선으로 이어진 부분의 색상이 전체적으로 고른 것을 선택한다.

◎관리 이렇게/이물질 닿으면 쉽게 손상/물적신 천으로 닦아내야 착용시/이너웨어 입어 목뒷부문 때 안타게

◆모피의류는 화장품이나 향수에 닿으면 손상되기 쉬우므로 각별히 주의한다. 어깨끈이 있는 가방도 모피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가능하면 손가방을 들거나 가방무게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좋다.

외출에서 돌아왔을때는 옷걸이에 건 채로 표면이 매끈한 막대기로 살살 쳐서 먼지를 털어낸후 옷장에 건다. 눈·비를 맞았거나 흙탕물·커피 등 이물질이 묻었을때는 재빨리 물에 적신 천으로 털의 결에 따라 닦아낸뒤 알코올을 살짝 먹여 가볍게 닦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진 곳에서 말린다.

◆무스탕의 목뒷부분은 피지에 의해 더러움이 가장 잘 타는 곳이므로 착용시 이너웨어로 폴라티를 입는 등 직접 피부에 닿지않도록 주의한다. 착용후에는 반드시 스폰지나 부드러운 솔로 털방향에 따라 가볍게 문질러 먼지를 제거한다. 비에 젖었을때 직사광선이나 열로 말리면 딱딱하게 굳고 가죽이 변질될 우려가 있다. 즉시 마른 수건으로 두들기듯 닦아주고 그늘에서 충분히 말린후에 손으로 가볍게 비벼 털면 빗물얼룩이 남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모피와 무스탕제품은 아무리 좋은 드라이클리닝 세탁법이라도 일단 세탁을 하면 윤기가 떨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탈색 우려도 있다. 가급적 세탁 횟수를 줄이는 수 밖에 없다.<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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