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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타고 가면서 꽁초 버리는 건/프란시스코 카란사(한국에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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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타고 가면서 꽁초 버리는 건/프란시스코 카란사(한국에 살면서)

입력
1998.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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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거리문화?『로마에 가면 로마사람이 행하는 대로 하라』는 생각할수록 옳은 말이다. 한국에 와서는 한국인의 방식대로 행동하는 것이 옳고, 중남미에 가면 중남미인의 관습을 따르고 법규를 지켜야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이러한데, 너의 나라는 왜 그렇지 않느냐』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잘 사는 나라에 가면 이런 불평이 잘 나오지 않지만, 좀 못 산다 싶으면 이런 말이 들린다. 그러나 이런 식의 비판은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 각 나라마다 정서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데 어떻게 똑같이 행동할 수 있단 말인가.

한국인의 관습중에는 서구인들이 배울 것이 많다. 윗사람에게는 두 손으로 물건을 건넨다거나, 술을 따를 때 두 손으로 따르는 것, 설날 윗어른들을 찾아 뵙고 인사드리는 것 등은 본받아야할 아름다운 풍습이다. 인디오 문화의 영향이 많은 중남미 지역에서도 어른을 숭배하는 전통은 한국과 비슷하다. 특히 농촌지역은 한국과 아주 유사하다. 일례로 한 마을의 어른이 하시는 말씀은 마을 사람들 모두가 존중한다. 물론 이 어른이 어른답게 사시는 분이어야 하겠지만.

그런데 한국에서 배워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차를 타고 가면서 담배 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일이다. 한번은 버스 기사가 버린 꽁초가 차 안으로 날아 들어와 당황한 적이 있는데, 차창 밖으로 꽁초를 무심코 버리는 습관에는 그 차가 대형차냐, 소형차냐, 얼마짜리냐의 구분이 없으며, 나이 구분도 없다. 차 안에도 분명히 재떨이가 있을텐데 굳이 밖으로 버리는 이유는 뭘까. 요즈음에는 주유소에서 기름 넣은 다음에 자동세차까지 할 수 있어서 굳이 힘 안들이고도 차가 깨끗한데 차 안을 청소하려면 내 힘이 드니까 가능하면 더럽히지 않으려고 해서일까. 아니면, 차는 내것이니까 깨끗해야하고 밖은 내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니까 더러워도 상관이 없어서일까.<한국외대 교수·페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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