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대학 동문대결… ‘한발앞선’ 후배에 선배 추격경북의 기류는 대구와는 달리 아직은 차분하다. 포항의 택시기사인 최한수(崔翰秀)씨는 『워낙 살기가 어렵다보니 누가 도지사 후보로 나왔는지,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농번기에 들어간 농촌지역이 많은 점도 선거분위기 확산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자민련 이판석(李判石), 한나라당 이의근(李義根) 후보측도 자체 세확산에 주력할뿐 상대후보 견제를 본격화하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이 대구상고, 영남대 상대 선후배라는 사실도 비교적 「부드러운」 경쟁분위기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
이판석 후보는 2월 대구에 사무실을 개소한 뒤 도내 23개 시·군을 순회하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선 조직을 다져왔다. 이후보 진영은 농촌진흥청장 시절부터 관리한 7,000여명의 농어민 후계자 및 농촌지도자회 조직과 경주 이씨 문중의 지지가 1차적 득표기반이다. 권역별로는 안동 의성 등 북부지역에서 강세인 것으로 얘기된다.
이의근 후보도 올초부터 선거캠프 수장격인 김정규(金丁奎) 전 행정부지사를 통해 95년 지방선거 당시 인맥을 다시 끌어모았다. 이후보측은 지난해 자치단체중 중앙예산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지역사업을 활발히 벌인 공로로 한국능률협회의 「한국지방자치 경영대상」을 수상한 행정능력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앞으로는 두 진영간의 쟁점은 도청이전, 안동 국가공단 유치, 지역경제 침체 등.
지난 선거때는 3.5%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두 사람의 당락이 갈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4·2보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한나라당 이후보가 격차를 더욱 벌리고 있다는 게 현지 여론조사기관의 진단이다. 그러나 이판석 후보진영의 임창효(林昌孝) 정책실장은 『이의근 지사의 실정과 함께 「여당지사론」을 적극 부각하고 선거종반 예상되는 야당의 지역감정 조장기도를 막아낸다면 승산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의근 후보측 정동호(鄭東浩) 홍보국장은 『공동정권에 참여한 자민련 후보는 지역정서에 전혀 부합하지 못해 득표력에 한계가 있다』면서 『대세론으로 밀어붙여 대승을 거둘 것』이라고 주장했다.<유성식·전준호 기자>유성식·전준호>
□후보검증 5題
◎이판석/“재산·건강문제 거론 악의에 찬 모함”
95년 지방선거때 자민련의 공천제의를 거절했다가 이번에는 자민련후보로 나섰는데.
『95년에는 야당인 자민련입당을 고려했으나 엄청난 외압때문에 포기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낙후된 경북의 발전을 위해 힘있는 여당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자민련을 선택했다』
관선 지사재직시 지나치게 권위주의적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일을 잘하는 공무원을 우대하고 그렇지 못한 직원은 엄하게 다스리는 과정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 같다. 어떤 비난을 감수하더라도 이같은 원칙은 반드시 지킬 것이다』
실제 재산이 20억원 이상이라는 소문이 있다.
『신고재산은 12억7,000여만원이다. 선거를 겨냥해 누군가 허위사실을 흘리고 있는 것 같다』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데.
『악의에 찬 모함이다. 건강은 TV를 통해 곧바로 진실이 드러나 도저히 숨길 수 없는 문제다. 한마디로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 건강문제로 시달렸던 김대중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전례에 비추어 건강이상설은 오히려 길조라고 생각된다』
대형 지역사업의 연속성확보를 위해 현 지사를 다시 뽑아주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2011년 완공목표인 포항 신항만 건설사업을 위해 한 사람이 13년간 지사를 맡아야 한다는 얘기인지 묻고 싶다. 문제는 사업의 연속성이 아니라 누가 정부의 도움을 많이 받아 효율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느냐이다』<유성식 기자>유성식>
◎이의근/“도청이전 갈등 초래 성급한 결정은 곤란”
도청이전을 공약했지만 지역갈등만 초래했다는 비판이 있는데.
『도청이전은 성급히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경북의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도민의 공감대를 형성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도민의 단합과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안동국가공단조성 등 대형 사업이 전시행정에 그치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지난 3년간 주요 사업을 대부분 완료했거나 추진중에 있다. 구미 제4 국가산업단지 조성문제는 설계가 마무리되는 등 계획대로 추진되고 있고, 안동과 풍산 국가공단 개발계획은 중앙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도내의 개발중심이 동해안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있다.
『그동안 북부, 중서부 내륙, 남부도시, 동부연안 등 4개 권역으로 나누어 개발을 추진했다. 이같은 개발의 틀을 지켜 나갈 것이다』
통계청발표에 따르면 96년말 현재 경북의 가계소득이 전국 최하위인데.
『이는 농업비중이 높은 경북에서 농민을 제외한 도시가구 900만호만 조사해 산출한 결과에 불과한데도 상대 후보측이 이를 왜곡해 홍보하고 있다. 통계청의 시도별 총생산액 조사에서는 95년 1인당 생산액이 경남에 이어 2위를 기록했고 96년 농림부 농가경제 통계에서도 경북은 5위였다』
중앙정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어불성설이다. 나는 3년간 어느 시도지사보다 많은 중앙예산을 따왔다고 자부한다. 올해의 경우 2조7,900억원을 끌어들여 95년에 비해 87%가 증가했다. 이는 전국 최대 규모다』<유성식 기자>유성식>
□여야 경북지사후보 신상명세서
◇자민련 이판석
나이:64세(34년1월17일생)
출생지:경북 칠곡
학력:대구상고,영남대 상학과,서울대 환경대학원
주요경력:마산·춘천시장 내무부 기획관리실장·차관보 경북지사
농촌진흥청장
가족관계:김수희씨와 1남3녀
병역:육군하사 제대
공개재산:12억7,000만원
종교:가톨릭
신장·몸무게:175㎝, 72㎏
취미:독서
강점:강한 추진력과 농촌조직
약점:권위주의적 이미지
◇한나라당 이의근
나이:60세(38년11월7일생)
출생지:경북 청도
학력:대구상고, 영남대 경제과
주요경력:부천·안양시장 경기도 기획관리실장 내무부 기획관리실장
청와대 행정수석 경북지사
가족관계:이명숙씨와 2남
병역:육군병장 제대
공개재산:8억6,000만원
종교:기독교
신장·몸무게:167㎝, 68㎏
취미:등산, 테니스
강점:높은 인지도와 친화력
약점:도청이전 등 현안 미해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