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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은 비교육적인가(와이드 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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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은 비교육적인가(와이드 앵글)

입력
1998.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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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괴담」을 두고 보수적인 교사단체 한국교원단체총연합(교총)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대조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다.「여고괴담」은 교사와 친구들에게 따돌림받아 억울하게 죽은 여고생이 귀신으로 남아 제자들을 차별대우하는 여교사와 성희롱하는 남교사를 살해한다는 공포영화. 교총은 10일 『남자교사를 「미친개」로, 여자교사를 「늙은 여우」로 표현, 인격을 비하함으로써 교사의 교육활동에 큰 지장을 주고 있다』며 상영중지가처분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전교조는 기관지를 통해 이 영화를 소개하고 주목할만한 영화로 평가했다.

여고괴담은 촬영에 들어가면서 이미 『교사를 매도하지 말라』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개봉을 막겠다』는 등의 괴전화에 시달렸다.

또 촬영장이었던 서울 모여고도 협조를 거부해 「학교이름을 절대 알리지 않는다」는 각서를 쓰고 촬영해야 했다.

보수적인 입장에서 보면 「교사가 밉더라도 어떻게 학생이 선생님을 죽일 수 있냐」는 것이 문제. 반면 진보적인 이들은 「자질이 부족한 일부교사의 비교육적 작태를 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론한다. 제작사측은 『이미 모든 내용이 공진협 심사에서 무사 통과된 만큼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비록 귀신을 빌리긴 했지만 학생이 선생님을 처참하게 죽이는 상황설정이 지나치다는 생각을 하면 교총의 분노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관람 학생들이 『영화와 비슷한 선생님이 있다』 『비슷한 경험을 당하거나 본적이 있다』 『잔혹한 응징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는 반응을 보이는데 있다. 평론가들의 평도 『여고괴담은 평범한 귀신얘기를 뜨거운 사회현실에 접목한, 발상이 뛰어난 훌륭한 작품』이다.

이러나 저러나 영화는 개봉 10일만에 서울관객 25만명(전국 60만)을 동원, 기간 대비 최다관객 신기록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았다는 한 관객은 『이 숫자가 바로 「닫힌 교육」을 열라는 압력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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