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새벽이 멀지 않다”/시종 낙관적 메시지 전달/예정시간 30분이나 초과/‘경제 개각’ 완전 배제 안해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경제 특별기자회견은 28일 청와대 춘추관 대회견실에서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예정시간을 30분 넘겨 2시간여동안 계속됐다. 김대통령은 회견에서 금융과 기업 구조조정, 정치권 사정, 제2환란 대책, 실업 및 노사대책 등 사실상 경제의 전분야에 걸쳐 질문에 응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경기가 풀렸으면 풀렸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이번 회견에 나선 목적이 경기 부양과 자금 유통의 활성화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대통령은 『추석에 가정과 직장에서 얼마나 고생이 많으시냐』는 인사말로 회견을 시작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어둠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다는 말이 있다』면서 『재도약의 희망속에 2000년을 맞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한가위 민심을 달랬다. 김대통령은 시종 부드러운 어법과 낙관적인 메시지를 던지는 데 주력했으나, 때로 직설적이고 단호한 답변으로 자신감을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제2환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마디로 없다』고 잘라 말했고, 『실물경제는 절대로 붕괴하지 않을 것이며, 정부가 붕괴하도록 놔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대통령은 여러 사례를 들어가면서 현재의 사정활동이 경제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김대통령은 『이번 추석에는 내가 기업들에 큰 부조를 한 셈』이라며 『과거는 추석 때 기업들이 정부와 정치권 여기 저기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제공했느냐』고 반문했다. 김대통령은 『한 기업인으로부터 「올 추석에는 그런 일이 없다」는 기분 좋은 얘기를 들었다』고 이를 사정활동의 「공」으로 돌리고, 『한 때 이 돈이 수백억원에 달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경제각료들의 경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김대통령은 『경제팀을 앞에 앉혀 놓고 그런 걸 물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받아 넘겨 웃음을 불렀다. 김대통령은 이어 『초기에 풍상(風霜)도 있었지만 이제는 협조해서 잘하고 있다』면서 『이 시간 나는 경제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신뢰를 표시했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연말까지 실업대책, 경제구조조정을 잘해야 한다』고 말해 재벌 개혁 등의 성패에 따른 개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김대통령은 대기업 「빅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하면서, 실패했을 경우의 「제재」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김대통령은 『대기업은 오늘처럼 경제를 어렵게 만든 책임이 있다』면서 『기업들이 개혁과 자구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국민도 용납하지 않고, 정부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재벌 개혁을 「마지막 개혁」이라고 지칭하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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