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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늑장] 월 수십억낭비 '헛도는 인공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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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늑장] 월 수십억낭비 '헛도는 인공위성'

입력
1999.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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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은 올라가도 위성방송은 백년하청(百年河淸)」무궁화위성 3호의 성공적인 발사에도 불구, 국회의 통합방송법 처리지연으로 위성방송 추진업체들이 매달 수십억원대의 손실을 입고 투자계획까지 중단돼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이달 5일 무궁화3호가 발사되면서 한국통신과 ㈜DSM 등 위성방송 관련업체들은 사업이 5년만에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며 잔뜩 기대에 부풀었지만 방송정책권 문제를 둘러싼 관련단체와 정치권의 이견으로 연내 통합방송법 통과마저 불투명한 상태다.

방송통신위성 운영주체인 한국통신은 현재 무궁화1·2호 위성의 방송채널을 활용하지 못해 월14억여원의 손실을 보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 정식가동될 무궁화3호까지 헛돌게 될 경우 손실액은 50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통신 위성사업단은 위성방송이 계속 지연될 경우 총 6,800억원을 투입한 무궁화위성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위성방송 추진업체인 DSM도 매달 인건비와 일반관리비 등을 합쳐 월 3억~4억여원의 손실을 보자 투자계획마저 유보했다.

이 회사 전략기획팀 강원철 부장은 『97년7월 설립된 이후 위성방송사업에 총 100여억원을 투자했지만 올해안에 법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사업을 백지화해야할 형편』이라며 『95년 무궁화1호가 발사된 이후 4년이상 법통과만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허탈해 했다.

위성방송 추진협의회 관계자는 『위성방송 사업지연으로 업체들이 매일 억대에 가까운 손실을 입는 것은 물론, 연간 1조5,000억원의 국민총생산 증대 및 2만5,000여명의 고용창출 기회를 날려 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일본과 미국등에서 사업허가를 받은 외국 위성방송업체들이 국내시장에 잇달아 진출하자 업체들은 『사업도 시작하기 전에 시장마저 빼앗길 판』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실제 97년말 일본에서 위성방송을 시작한 동양위성방송은 올해 방송채널을 3개로 확대했고 일본 필립위성방송은 7월부터 홈쇼핑채널을 가동했다. 연말에는 미국의 한미위성TV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방송관계자들은 『국회가 방송세계화를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발목을 잡아서야 되느냐』며 『방송정책권이 법통과의 걸림돌이라면 우선 위성방송 부분만 별도로 떼내어 입법화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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