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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뭇매로 재협상…조기타결 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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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뭇매로 재협상…조기타결 난망

입력
2000.0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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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회귀의 모양새를 띄게 된 여야의 선거법 재협상은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나게 될까. 여야 대표가 이제 막 재협상 테이블에 앉은 현 시점에서 결론을 유추하기란 어차피 쉽지 않다.그러나 명분과 여론에 쫓긴 여야의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야가 합의한 현재의 선거법안은 상당한 손질이 불가피한 형편이다. 따라서 18일 국회 본회의에서의 선거법 처리는 여러모로 어렵게 됐다.

여야의 내부사정을 들여다봐도 일정기간 힘겨루기 양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회의는 이만섭 총재대행 등 당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들여 내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특명」을 실행에 옮겨야 하는 물리적 부담이 있다. 적당한 미봉을 하기에는 여론의 역풍이 너무 거세다는 점도 큰 부담이다.

김대통령으로부터 선공을 당한 한나라당의 사정도 매한가지다. 타결된 선거법 내용 중 여론의 지탄을 받는 부분은 모조리 이회창 총재와 한나라당이 요구해 관철된 것으로 각인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총재가 택할 수 있는 역공의 수는 대단히 제한적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모조리 털고, 제로 베이스에서 재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협상 문제를 먼저 꺼낸 측은 여권이지만, 백지상태에서 협상을 다시 시작하자는 의지는 한나라당쪽이 오히려 더 강해 보인다. 물론 여권은 『지금처럼 개악된 선거법보다는 차라리 현행 선거법으로 가겠다』는 불퇴전의 의지를 표명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것은 그 정도의 자세로 선거법 재협상에 임하겠다는 각오 피력 정도로 받아들이는 게 타당할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행 선거법 유지는 한나라당이 바라는 방향이다. 이는 한나라당이 제로 베이스 재출발을 주장하는 이면의 이유이기도 하다.

당내에는 현실적 어려움 등을 들어 백지상태 재협상에 난색을 표하는 당직자도 일부 있으나, 『여기서 머뭇거리는 태도를 보이게 되면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쓰게 된다』는 총력 대응론이 훨씬 강하다. 게다가 여권 신당이 예정대로 20일 출범하게 되면 여권의 선거법 단독처리 무기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다는 계산도 한나라당은 하고 있다.

1인2표제와 후보자 이중등록제 및 석패율제를 맞바꾸는 딜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기는 하나, 한나라당 내부에서 협상대표를 전원교체해서라도 원칙에 따른 협상을 하자는 극단론이 나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이른 시일내 협상타결은 어려우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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