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 주축의 ‘G-77’(77그룹) 회원국간 첫 정상회담이 12일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다. G-77에 국가원수가 참석, 정상회담 형식으로 열리기는 1963년 그룹 결성이후 처음. 지금까지는 외무장관을 중심으로 한 각료급들이 회담을 주도해 왔다.무게가 대폭 격상된 만큼 회담 의제도 ‘남·남’’남·북’ 문제와 같은 전통적 안건 뿐 아니라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간 무역체제, 정보통신 혁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G-77 의장인 아르투르 음바네포 유엔 주재 나이지리아 대사가 밝힌 의제는 ‘세계화(Globalization)’‘정보통신(Knowledge and Technology)’‘남남협력’‘남북관계’등 4가지. 세계화 및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더욱 커지고 있는 남북간 소득격차, 선진국에 의한 특허 독점 등 남북간 불균형에 회담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에서 유엔의 역할이 축소되고, 대신 선진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IBRD), WTO 등으로 역할추가 옮겨가는데 반대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12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정상회담은 ‘UN 살리기’가 논의의 주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남협력 문제에서는 고조되고 있는 외환관리의 위기의식을 반영, ‘남남 통화기금’ 설립과 회원국간 주식·채권시장 상호연계 방안이 다뤄진다.
남북문제와 관련,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 대변인은 “지난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유럽연합(EU)_아프리카 정상회담의 경우처럼 부채 경감이 다시 제기될 것”이라고 밝혀 이 문제가 G-77 회담에서도 여전히 핵심의제로 다뤄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G-77은 1963년 77개 개발도상국들로 출범했으나 약 40년이 지나는 동안 식민지배에서 독립한 신생국들이 급증, 두배 가까운 133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번 회담에는 모아메르 가다피 리비아 국가평의회 의장,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비롯, 최소한 65개국의 국가원수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는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한다.
한편 G-77의 133개국 외무장관들과 고위관리들은 정상회담에 앞서 10일부터 이틀간 각료급 회담을 갖는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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