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을 비롯한 기관투자자가 금융권 구조조정을 앞두고 매도세를 강화하며 취약한 매수기반을 노출시키고 있어 외국인의 향배가 향후 장세의 관건으로 주목되고 있다. 국내증시를 이끌어온 쌍두마차의 한 축인 기관의 역할이 축소돼 다른 축인 외국인의 포지션에 따라 증시향방의 가닥이 잡혀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외국인은 총선 이후 지금까지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채 큰폭의 매수나 매도 없이 관망세만 유지하고 있다. 외국인은 14일 이후 일평균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440억원, 223억원씩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큰 움직임이 없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는 “올들어 7조4,000억원을 산 외국인이 팔지 않고 있는 것만도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물론 외국인이 일시에 투자금을 빼나갈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게 일반적 전망.
외국인의 관망세는 현물시장의 장세전망을 가늠하는 선물·옵션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옵션시장에서 외국인은 총선 발표직후 콜옵션의 순매수를 줄이고 풋옵션을 늘려 비관적인 전망을 나타냈다.
매도권리인 풋옵션은 향후 지수가 하락하면 이득을 보기 때문에 풋옵션 매수를 증가시키는 것은 그만큼 향후 장세를 어둡게 본다는 증거. 그러나 최근들어 콜옵션 매수를 증가시키면서 풋옵션과의 격차를 최소화했다. 향후장세에 대해 중립전망으로 돌아섰다는 증거.
선물시장의 경우 외국인의 순매도 포지션은 최근 500계약 내로 거의 의미없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향후 장세에 대한 방향성이 잡히지 않아 누구도 자신있게 사거나 팔수 없게 된 상황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인의 향후 움직임과 관련, 전문가들은 선물·옵션 시장을 주목하라고 입을 모았다.
매수·매도 잔고가 의미있는 수준으로 늘어나는 순간 향후 전망과 관련한 외국인의 방향설정이 완료됐다는 지적. 동원경제연구소 정동희 연구원은 “외국인은 앞으로 방향성을 잡기 위해 선물과 옵션시장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후 미결제 약정(순매도나 순매수)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시장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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