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렌츠 '국가원수서 팬매원으로'

크렌츠 前동독 총서기 죄수·직장인 이중생활1989년말 베를린 장벽 붕괴 직전 에리히 호네커 동독 국가평의회 의장 후임으로 국가원수(국가평의회 의장) 겸 동독 공산당 총서기직에 오른 에곤 크렌츠(63)씨가 비행기 판매원으로 인생유전을 겪고 있다.

크렌츠 전 의장은 동독탈출주민에 대한 발포명령 및 사살죄로 독일연방 법정에 섰다가 최근 교화교육의 하나로 직업을 얻어 교도소와 직장을 오가며 죄수와 직장인으로서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크렌츠 전 의장은 전직 공산국 국가원수의 경력을 충분히 발휘, 과거 종주국이었던 러시아에 독일산 '게르마니아 MD 80' 비행기를 판매하는 일을 맡아 매일 교도소를 나와 12시간씩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크렌츠 전 의장은 비행기 판매원으로 매달 4,000마르크(약 2,000 달러)를 받고 이밖에 추가 경상비로 1,000마르크를 더 받을 수 있다. 그는 동독 국가원수로 쌓았던 경륜을 활용해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에 대해 비행기판매 수주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독일교도소는 수감자가 교도소 밖에서 일정한 직업을 얻을 수 있으면 매일 일정시간을 교도소 밖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교화규정을 두고 있다.

크렌츠 전 의장은 1999년 말 베를린 법정에 기소돼 동독을 탈출, 베를린 장벽을 넘으려는 주민에게 발포명령을 내려 이들을 살해한 죄목으로 6년 6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베를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