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8일 증시 관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하면서 '증시 희망론'을 내세우며 증시에 힘을 실어주었다. 개혁을 철저히 해 기업체질을 개선하고 자신감을 회복하면 증시의 앞날은 밝다는 게 '증시 희망론의 요체'.김 대통령은 증시 육성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연ㆍ기금의 증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구체적 방안도 제시했다. 증시도 이에 화답, 이날 거래소는 15.38 포인트, 코스닥은 2.00 포인트 상승했다.
김 대통령은 먼저 "지난해 증시의 손실에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투자자들이 입은 100조의 손실을 보고 밤 잠을 설치면서 걱정했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올해 활력을 보이는 증시가 지난해 잃은 것까지 모두 회복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며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우리의 정보화 추진력, 창의력, 모험심을 보면 증시의 미래는 창창하다"면서 "우리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있어 개혁만 잘하면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식시장의 비율이 미국 120%, 영국 180%, 프랑스 100%인 데 반해 우리는 36% 수준에 머물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김 대통령은 그러나 "일시적인 경기대책 보다는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정도(正道)"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젊은 사람들이 저지른 사고 때문에 증시가 타격을 입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증시안정화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토론에서 오호수 LG투자증권 사장은 "우리 증시가 개인투자 비중이 높고 외국 자금의 움직임에 너무 민감하다"면서 "기관투자가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덕훈 대한투자신탁 사장은 "부실과 관련, 많은 사람들이 민ㆍ형사책임을 받고 있는 데 옥석을 가려달라"고 요청했다. 최운열 한국증권연구원 원장은 "외국투자자들은 설문조사에서 우리 기업이 지배구조를 개선하면 38% 이상의 프리미엄을 지불하겠다고 답했다"고 기업개혁을 역설했다.
이들은 또 기업연금제도의 조속한 추진도 건의했다.
진념 경제부총리는 "건의된 내용에 귀를 열어놓겠다"면서 "금년을 증시가 다시 도약하는 해로 만들기 위한 심부름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