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金宇中)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비리, 장부조작을 묵인하고 돈 받은 공인회계사, 한국부동산신탁의 도덕적 해이 등 ..'최근 일련의 경제 난맥상과 관련, "국내 기업인과 공인회계사의 윤리수준이 국제적으로 크게 미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벤처인으로 대표되는 젊은 기업가들의 윤리의식이 기성 기업인보다도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연세대가 '두뇌한국(BK21)' 핵심사업으로 운영해온 경영대의 '경제전문가 윤리수준 향상을 위한 연구팀(팀장 주인기ㆍ朱仁基교수ㆍ52)'은 7일 이같은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 다국적 기업과의 비교
연구팀은 지난해 '한국 다국적기업 협회(KCMC)' 회원 300명과 연세대 최고경영자 과정의 기업가 60명에 대해 리커트식 통계법을 이용, 기업인 의식을 조사했다.
이 결과 한국 기업인들은 '조직ㆍ윤리ㆍ경제적 책임의식' 면에서 크게 낙후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적 책임의식'은 사내윤리 제도와 종업원 복지 등을, '경제적 책임의식'은 공정한 재무제표 공개나 주주 배당 극대화 등을 위한 노력을 평가한 부문이다.
연구팀은 "국내 경영인들은 기본적 규범조차 무시해가며 부패를 양산할 뿐 아니라, 부도위기에서도 기부금을 쾌척하는 등 경영 외적인 부분에 몰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연령별 비교
연구결과 만 30세 미만과 30∼50세, 50세 이상 경영인의 항목별 윤리의식의 평균점수는 각 3.67, 4.12, 3.93으로, 뜻밖에도 경제계의 '젊은 피'들이 중견 기업가보다 '비양심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경영인들이 더 도덕적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종교의 유무는 기업가의 윤리와 별개의 것으로 나타났다.
▦ 공인회계사의 윤리수준
연구팀은 이와 함께 서울의 전업(專業) 공인회계사 251명을 대상으로 직업윤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조사한 결과 '규정위반을 요구하는 상급자의 압력'이 22%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소송에 대한 민감도(7%)' '개인의 윤리적 성향(6%)' '조직화 여부(6%)' '전문가 몰입도(4%ㆍ직업에 대한 신념)' '수임 경쟁 정도(2%)' 등 순이었다.
연구팀장 주인기 교수는 "회계법인 내에 옴부즈맨 기능을 강화, 원칙에 입각한 회계감사를 가능케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인을 포함한 전체 경제전문가들의 직업윤리 함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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