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탈출 신호인가, 아니면 반짝 반등인가.'한국은행의 집계 결과 올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직전 분기인 지난해 4ㆍ4분기의 마이너스 0.4%에서 플러스 0.3%로 반전된 것으로 나타나 경기 회복의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가 이미 바닥을 쳤다는 경기저점 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 경기저점인가
한은은 경기저점 여부는 1-3분기가 지난 뒤에야 알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GDP성장률이 크게 상승하지는 않겠지만 더 이상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한은의 분석이다.
▲ 수출 기여도 높아져
GDP에는 수출과 민간소비, 설비투자 등 3요소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1ㆍ4분기 GDP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데는 반도체, 정보통신기기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가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1ㆍ4분기 중 물량을 기준으로 한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전분기 마이너스 9.3%에서 플러스 2.3%로 상승했다.
반면 민간소비 증가율은 마이너스 1.0%에 머물렀다. 한은은 그러나 급격히 위축됐던 소비가 최근의 주식시장 활황 조짐, 실질 국내총소득(GDI) 증가세에 힘입어 2ㆍ4분기부터는 플러스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은이 이달부터 발표키로 한 GDI는 GDP에서 교역조건에 따른 손실은 뺀 통계지표다.
유가상승, 반도체가격 하락 등 교역조건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GDI는 GDP보다 낮게 나타나는 특성이 있다.
한은 분석 결과 지난해 4ㆍ4분기 GDI는 마이너스 2.2%까지 떨어졌으나 올 1ㆍ4분기에는 1.3% 늘어났다. 이는 실질 소득 증가를 의미하는 것으로 소득 증가는 소비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 경제 불확실성 제거가 시급
1ㆍ4분기 GDP 통계만 보면 향후 경기를 낙관할 수 있겠지만, 실제 경기가 반등하기에는 극복해야 할 난제가 쌓여 있다.
첫째 변수가 미국의 경기 회복이다. 미국의 경기가 살아나야만 반도체, 컴퓨터 등 수출도 늘어나게 되고, 국내 경제성장을 견인하게 된다.
둘째 변수는 국내 기업 구조조정. 하이닉스반도체, 현대건설, 현대투신, 대우자동차 등 부실기업 처리 과정에서 악재가 돌출할 경우 금융시장 경색 심화로 소비, 투자 동반 위축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박정규기자
j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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