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르크스 평전칼 마르크스,냉전시대 소련에서 신으로 추앙받았고, 서구에서는 모든 악을 낳은 악마로 여겨졌던 사람.
세계 인구의 절반이 마르크스주의를 신조로 내세우는 정부의통치를 받았을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
찬란한 빛과 칠흑 같은 어둠을 함께 뿜었던 이 거인은 그러나 수많은 약점을 지닌 한 남자이기도했다.
영국의칼럼니스트인 프랜시스 윈이 지은 ‘마르크스 평전’(푸른숲 발행)은 마르크스의 박제에 숨결을 불어넣은 작품이다.
윈이 바라본 ‘역사 유물론의 창시자’는평범하고 허약하기까지 한 사람이었다. 마르크스는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했지만 하녀를 임신시켰고, 자식 셋을 질병으로죽게 만든 무능한 가장이었다.
그는 거의 모든 친구들과 불화를 일으켰고, 술과 담배와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탕자 같은 아들에게 어머니는이렇게 말했다.
“자본에 대해 쓰지 말고 자본을좀 모았으면 좋겠구나.” 수많은인간적인 약점과 고통은 그러나 한 세기를 풍미한 ‘마르크스주의’를 배태한 토양이 됐다.
그는 타인과 세상과 투쟁하면서 스스로를 지탱해 나갔고,빈곤과 질병 속에서 위대한 저작 ‘자본’을 썼다.
최근 마르크스의베를린대 박사학위 논문인 ‘데모크리토스와 에피쿠로스 자연철학의차이’(그린비 발행)도 나왔다.
아무래도 새로운 ‘마르크스 바람’이 불어오는 듯 싶다. 지나간 시절의 향수가 아니라, 20세기의 영웅에게서 21세기적 의미를 찾아내려는.
김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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